이창환기자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입물가가 2개월 연속 떨어졌다. 한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물가가 안정세를 보인다는 평가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7% 하락했다. 전년 대비로는 4.1%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른 뒤 11월(-4.4%)부터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수입물가지수는 우리나라 생산자물가지수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수입물가 하락은 국제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지난해 12월 두바이유 평균가는 77.33달러로 전월 83.55달러 대비 7.4%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경기둔화 우려와 공급증가 등의 원인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광산품이 전월 대비 5.2% 하락했고, 공산품지수도 0.2% 떨어졌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제트유(-12.1%), 원유(-7.9%), 부타디엔(-6.7%)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환율 효과를 뺀 계약통화 기준으로도 지난해 12월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5% 떨어졌다.
최근 홍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고조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브리핑에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홍해 문제가 수출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수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9%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떨어졌다.
수출물가도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른 뒤 11월(-3.5%)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출물가 하락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12월 원·달러 평균환율은 1303.98원으로 전월 1310.39원 대비 0.5%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6.0%), 비금속광물제품(-3.5%), 화학제품(-1.5%)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플래시메모리가 11.8% 올랐고, 제트유가 10.0%, 화학 물질인 자일렌이 8.4% 각각 내렸다.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8.2%, 수출물가지수는 7.9% 각각 내렸다. 이 중 수출물가지수 하락률은 2006년(-8.2%) 이후 가장 컸다.
물가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 팀장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1월도 국제유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지수흐름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