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률 '135%' 이번주 나온다… 생보사, 단기납 종신보험 과열 경쟁

신한라이프, 이번주 환급률 135% 출시
생보사 새 IFRS17서 CSM 단기 확대 수단
우체국보험 등 공제사업자도 눈독

연초부터 생명보험업계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인상 경쟁이 치열하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미래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중요해지자 CSM을 단기에 끌어올릴 수 있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초 출시한 단기납 종신보험 '신한MORE드림종신보험'의 7년납입·10년유지 환급률을 이번 주 중 기존 130%에서 135%로 올릴 계획이다. 이는 환급률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10~30년에 이르는 기존 종신보험의 납입기간을 5~7년으로 줄인 상품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이르면 15일부터 조정된 환급률을 적용해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가 신상품 출시 약 2주 만에 환급률 조정에 나선 건 최근 NH농협생명이 단기납 종신보험 7년납·10년유지 환급률을 업계 최고인 133%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도 올해 초 5년납·10년유지 환급률을 131.5%로 올렸다. 푸본현대생명(131.3%)과 동양생명(130%)도 5·7년납 종신보험의 10년유지 환급률을 130% 이상으로 책정했다. 5년납·10년유지 환급률이 130%라는 건 5년간 누적 납입한 보험료가 3000만원이라면 이후 5년간은 보험료를 내지 않고 계약 유지 시 3900만원을 돌려받는다는 얘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 1%라도 환급률이 높은 상품에 몰릴 수밖에 없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 인상 경쟁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단기납 종신보험의 5·7년 시점 환급률이 100%를 넘지 못하게 제한했다. 경쟁이 과열되면 보장성 상품인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환급 시점을 5·7년 대신 10년으로 조정해 우회하는 방법으로 환급률 130%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 설계사들도 올해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증여'와 '재테크'에 유용하다고 홍보하는 곳이 많았다. 증여의 경우 과세이연 효과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증여세 없이 자녀에게 1억원을 물려주고 싶은 부모가 있다고 치자. 부모는 자녀에게 5000만원(증여공제금액)을 현금으로 증여하고 나머지는 10년유지 단기납 종신보험에 가입한다. 증여공제한도가 다시 발생하는 시점은 보험사고발생일(만기일)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설계사들은 이 외에도 10년유지 시 이자소득세 면제 등 비과세 혜택과 보험료 카드납부에 따른 마일리지 적립 등을 거론하며 가입자 모으기에 열중하고 있다. 한 보험 설계사는 "단기납 종신보험은 시책(상품판매 수수료 외 추가수당)을 높게 쳐주기 때문에 고객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상품"이라며 "최근 실버세대가 증여 목적으로 자주 찾는다"고 귀띔했다.

생보사들이 환급률과 시책을 올리면 회사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런 공격적인 영업을 강행하는 건 CSM을 단기에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CSM이란 IFRS17에서 등장한 주요 지표로 보험사가 보험계약으로 미래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익을 뜻한다. CSM이 높아야 회계상 실적이 좋게 나오고 해당 회기 임직원의 성과도 좋게 평가받는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경쟁에 우체국보험 등 공제사업자까지 가세하려는 분위기다. 우체국보험 사업을 관할하는 우정사업본부 산하기관인 우체국금융개발원은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 도입검토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4대 공제(우체국보험·수협·신협·새마을금고)의 보험계약은 민영보험사에 적용되는 보험업법 규제와 금융당국의 감독 등에서 자유롭다. 소비자가 불완전판매에 더욱 취약할 우려가 있다. 우체국금융개발원 관계자는 "단순 시장조사 차원에서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상품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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