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SK온 최재원 '원통형 배터리 개발…3대 폼팩터 양산 도전'

10일 라스베이거스 LVCC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 턴어라운드 묻자
"원하는 만큼 결과 나올지 모르겠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SK그룹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SK온

최재원 SK온 부회장이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 3대 배터리 폼팩터 다 갖춘다

최재원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취재진과 만나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해 온지는 꽤됐다"며 "이미 각형 개발은 완료했고, 원통형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3대 폼팩터를 모두 개발·양산하려는 이유에 대해 "고객마다 요구하는 사양이 달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3가지 폼팩터를 다 개발하는 것"이라며 "커스터머 베이스(고객층)를 넓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건전지 모양의 배터리다. '4680·2170 배터리' 처럼 지름과 길이가 정해져 있어 규격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대규모 공정의 안정화, 효율화에 유리하다고 알려졌다. SK온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성공한다면 각형·파우치형 등 3대 폼팩터(배터리 유형)를 모두 개발·양산하는 국내 첫 회사가 된다. CATL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3대 폼팩터 양산을 시작했다.

K온의 턴어라운드(흑자전환)에 대해서는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 자동차 시장이 좋지 않다"며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V(전치가)가 많이 팔려야 배터리가 팔리는 구조"라며 "올해는 볼륨(매출 크기)이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온은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SK온 주식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거시 환경을) 다 고려해볼 때 지금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가능한 시기가 오면 되도록 빨리 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이날 LVCC 센트럴홀 내 삼성·LG·파나소닉 등 부스를 돌며 기술 트렌드를 점검했다.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부스 구성은 아니었지만 세 회사는 모두 배터리를 양산하는 사업회사를 두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이번 CES의 핵심 화두인 AI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I의 제조 공정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SK온도 제조 공정에 AI적용을 열심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이 더 좋은게 있으면 당연히 저희가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의 LG전자 부스에서 관계자로부터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온

CES 강행군 이어간 최재원 부회장

최 수석부회장은 이날 이틀째 CES 현장을 방문해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에는 주요 글로벌 기업 부스 투어, 오후에는 비즈니스 미팅에 각각 나섰다. 이틀 간 오전에만 1만보 넘게 걸으며 부스를 관람한 뒤 오후엔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으로 점심을 때우며 릴레이 회의를 이어갔다.

CES 개막 첫날인 9일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이스라엘 자율주행 센서 업체 '모빌아이' 부스다. 모빌아이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업체로 인텔이 18조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초기 버전의 자율주행 칩을 설계한 것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이곳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우연히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정 회장과의 만남은 이날 두 차례 이뤄졌다. 정 회장이 SK그룹 부스 'SK원더랜드'를 방문해 최 수석부회장이 직접 맞이하면서다. 최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에게 SK그룹이 추진 중인 ‘넷제로’(Net Zero) 사업을 소개하고 양사 간 협력 확대 의지를 다졌다. 최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안 지 수십년 되고 친한 것도 있지만, 저희 손님으로 오셨기 때문에 그룹 (사업) 관련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밖에 최 수석부회장은 미국 중장비 업체 '존디어'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두산, LG, 파나소닉, 삼성 등을 찾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최신 모빌리티 및 친환경 기술을 점검했다. 존디어는 CES2023에서 전동 굴착기를 선보인 데 이어 주요 농기구의 전동화를 추진 중인 혁신 기업으로 꼽힌다.

최 수석부회장은 CES 현장을 둘러본 소감을 묻는 말에는 "자동차, 배터리 관련 기술을 주로 봤는데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인더스트리 자체가 빨리 변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실제 최 수석부회장은 존디어의 전기 트랙터와 LG에서 선 보인 커넥티드 컨셉카에 직접 탑승하고, 현대차에서는 수소차와 전기차 성능을 질의하는 등 모빌리티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최 수석부회장이 이틀 간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사업 협력을 논의한 업체 수만 11개가 넘는다. 최 수석부회장은 CES 일정을 마무리한 뒤 11일 출국할 예정이다.

산업IT부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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