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윤동한 회장의 '우보천리 동행만리'<4>

편집자주옳은 일을 하면서 이익을 얻는 길은 없을까? 공부하는 CEO로 널리 알려진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철학은 '손해가 나더라도 옳은 길을 선택하면 반드시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는 다산 정약용의 가르침으로, 다산은 윤 회장이 34년 경영 현장에서 '선택의 순간'마다 찾는 스승이다. 그에게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의 중요한 자기계발 활동일 뿐만 아니라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회사 발전에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사내 독서 프로그램 '콜마 북 스쿨(Kolmar Book School)'을 통해 최고경영자부터 신입사원까지 '매달 1권 책 읽기'로 최소 연 6권 이상의 독후감을 작성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8월까지 회사에 등록된 독후감상문 수만 14만5823건에 이른다고 한다. 글자 수 873자.

1. 하루에 한 번 이상 책을 읽고

2. 일주일에 두 권 이상 읽으며

3. 한 번에 세 종류의 책을 읽는다

이것이 제가 정한 독서의 123법칙입니다. 하루와 일주일 단위로 독서를 습관화하면 아무리 바빠도 독서를 일상 안으로 들여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야와 성격이 다른 책들을 교차하여 읽는 것도 독서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읽을 책들을 고를 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시나 짧은 소설류, 중간 정도의 무게를 가진 문학 및 교양서, 정독이 필요한 고전 및 전문서, 이렇게 보통 세 종류로 나누어 고릅니다. 수준별로 책을 골라놓으면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알맞은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머리가 묵직하고 피곤한데 <주역(周易)>이나 <정관정요(貞觀政要)>를 읽어야 한다면 역사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 이만한 곤욕이 없습니다. 이런 때는 가벼운 문학 작품을 읽는 편이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비행기 내에서는 향하는 목적지와 관련된 서적을 읽거나, 취미생활과 관련한 책을 읽습니다. 반면 꽤 집중해서 읽어야 내용이 들어오는 묵직한 존재감의 책들은 머리가 가장 맑은 아침에 읽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 나름의 독서 스케줄을 유연하게 짭니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행복은 순수하게 몰입하는 시간의 합(合)과 정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도 모르게 무아(無我)의 세계에 빠져드는 시간. 이러한 시간이 많을수록 삶이 행복해집니다. 건전한 방향으로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독서입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가장 순수한 행복을 느낍니다. 하루 가운데 오로지 나만을 위한 행위이니 마음껏 만끽합니다. 시간과 장소의 구별 없이 책을 곁에 두며 틈틈이 꺼내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윤동한, <우보천리 동행만리>, 가디언, 1만8000원

산업IT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