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20대, 눈덩이처럼 불어난 카드빚 어쩌나

신용카드 연체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채무 증가 속도가 주목받고 있다.

2014년 이후 신용카드 연체액 2조 돌파 처음…'돌려막기' 늘고 20대 채무자 증가

8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용카드 연체 총액(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2조516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조3398억원)보다 무려 53.1%(7118억원)나 급증한 것이다. 2014년 이후 연체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교적 회수율이 높다고 알려진 1개월 미만 카드 연체액도 2013년 3분기(7244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5961억원)를 찍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악화, 물가상승 등으로 가계 자금 사정이 열악해지면서 카드값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더 큰 문제는 '돌려막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에 빌린 카드론을 연체한 사람이 다시 대출받아 카드론을 상환하는 상품인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1조5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했다.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이월해 갚는 리볼빙 서비스의 잔액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갑자기 들이닥친 채무 부담을 덜어낼 수 있으나, 금리가 연 15%를 훌쩍 넘어 자칫 잘못하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리볼빙 잔액은 2022년 9월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고,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래세대를 이끌어 갈 20대의 금융 사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7년 말 기준 3052억원이었던 20대의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5640억원으로 늘었다. 카드론 역시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2019년 말보다 27% 증가했다. 카드론 연체액도 100억원이 증가했다.

또 지난해 6월 말 기준 20대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전년 동기(0.7%)의 두 배로 뛰었다. 인터넷 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 2분기(4~6월) 20대 이하 비대면 대출(개인신용대출) 연체액은 587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연체율도 2~3배가량 높았다.

실제로 올 상반기 20대 이하의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 신청자는 4654명으로 2018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20대 청년 연체율 증가가 안정적 소득원이 없는 이들에게도 무분별한 대출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용카드 대금 연체 20일 지나면 연체정보 공유…최고 5년까지 기록 남아

신용카드 결제 대금 연체 시 영업일 5일까지는 문자나 메신저로 연체가 발생했다는 알림이 온다. 그러나 6일 이후부터는 카드사에서 신용카드를 정지시킬 수 있으며 신용점수도 내려갈 위험이 커진다. 연체한 지 20일~1달 정도가 지나면 연체정보가 '채권 전담 부서'로 넘어가게 되며, 금융기관과 연체정보 공유가 이뤄진다. 그 때문에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영업일 기준 연체 후 3개월이 지나면 카드사에서는 '기한이익상실' 통보를 한다. 이는 카드사에서 고객의 할부나 여러 가지 카드 사용에 대한 계약을 취소하고, 일시불로 대금을 회수 받는 것을 뜻한다. 또 카드사가 지급명령 소송을 제기하는데, 법원의 판결문이 나오게 되면 본인 급여 혹은 통장이 압류된다. 이렇게 되면 신용불량자, 채무 불이행자가 되는 것이다.

일부 회사들은 취업이 제한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금융사, 보안회사, 대출 관리사, 보험설계사 등이다. 해당 회사들은 입사 시 신용등급조회동의서를 요구하거나, 신원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일단 연체 기록이 남게 되면 그 딱지를 떼기란 쉽지 않다. 최고 5년까지 연체 기록이 남게 되는데, 이때에는 다른 카드사에서 새 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워진다. 또 신용점수 역시 크게 하락한 상태로, 당장 돈이 급해 대출받고 싶어도 금융기관에서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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