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인류를 위한 AI 시대…'인간안보'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간안보(Human Security)'가 핵심 주제로 다뤄진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한다'는 모토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안보란 군사적 위협을 중시하는 기존의 '국가안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인간을 환경오염, 식량난, 경제 위기,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설정한 새로운 안보 개념을 말한다. 한 나라의 군사력,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인권, 사회적 안정 등이 지켜져야 진정한 세계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용어는 1994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내놓은 <인간개발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UNDP는 인간안보의 요소로 평화와 안보, 경제발전 및 복지, 인권 존중, 환경보존, 사회정의, 민주화, 군축, 법치, 좋은 정치 등을 포함시켰다. 따라서 정치적 자유, 사회적 안정, 환경권, 경제적 풍요, 문화권 등 다양한 개념을 담고 있다.

또 개인의 안보를 국가안보보다 우선시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인간의 평화를 해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안보 위협의 요인으로 본다. 여기에는 군사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경제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삶의 질, 자유와 인권 보장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시대에 개인은 평화와 질서, 경제 활동의 확산, 오염 방지, 지구온난화 억제, 질병 제어, 군축과 비핵화, 생태계 보전, 부패 방지 등 가능한 모든 목적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하고, 세계 각국도 힘을 모아야 한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첨단기술안보'가 인간안보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각종 기술의 개발과 융합이 결국 인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CES 2023'에서는 이같은 인간안보라는 개념이 워낙 생소하고 광범위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지난해 10월 기자설명회를 통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술로 전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안보의 개념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이나 인간적인 안보 문제 상당수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게 CTA의 입장이며, 인간안보 개념에 CES와 걸맞은 '첨단기술'이 공식적으로 추가되면서 참가기업들이 인간안보 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란 기대도 내놓았다.

일례로 이번 CES 2024에서 인간안보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미드바르는 공기 중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에어로포닉스(aeroponics) 스마트팜 '에어팜'을 선보인다. 노출된 식물 뿌리에 물과 영양제를 섞어 분무하고, 공기 중 습기를 물로 변환하는 기술까지 적용해 농지와 농업용수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도 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독일 보쉬는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총기사건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돕는 AI 기반 총기 감지 시스템으로 AI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총기 소지자를 탐지하고, 오디오 분석으로는 총기 발사음을 통해 총기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이 적용됐다.

산업IT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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