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입고 방송을?”…‘치지직’ 논란에 네이버 대책 마련 착수

스트리머 사전 검수 이뤄지지 않아 논란 여지
네이버 “24시간 모니터링 운영…AI 적용도”

네이버가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특화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에서 친일 논란 여지가 있거나 선정적인 콘텐츠 등이 발견됐다. 이에 네이버가 음란물 필터링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달 19일과 이달 4일 구독자 1만명 이상의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치지직의 1, 2차 베타 테스터 모집을 진행, 유명 스트리머를 확보했다. 이어 7일엔, 내달 중순을 목표로 방송 권한을 모든 스트리머에게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표를 공개할 순 없으나, 베타 권한 누적 신청자 수가 네 자릿수 수준”이라며 “국내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는 거의 다 신청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치지직’ 로고 [이미지 출처=네이버 제공]

그러나 네이버가 스트리머들을 자체적으로 검수해 방송 권한을 주는 방식으로 모집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 제한 설정 기능이 도입되지 않은 채로 성인방송을 해도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고, 제대로 된 사전 검수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의 인물과 범죄자들이 합격했다는 것이다.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의 경우 다른 방송 플랫폼에서 지난해 광복절 태평양 전쟁 당시 쓰인 일본제국의 욱일기가 그려진 머리띠 및 티셔츠를 입고 일본을 찬양하는 방송을 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여성은 지난 3일 치지직에서도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했다. 이 스트리머는 기존 트위치와 아프리카TV 스트리머로 활동하다가 치지직의 베타 테스터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성범죄를 비롯한 범죄 전과가 있거나 선정적인 성인방송을 주로 하는 스트리머들이 치지직 베타 테스터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확산하자 네이버는 지난 4일 운영 정책 위반 등을 이유로 이 여성 스트리머의 방송 권한을 박탈했다. 이어 5일부터는 연령 제한이 필요한 라이브·영상 서비스에 연령 제한 기능을 추가, 라이브·영상 서비스의 시청자를 19세 이상으로 제한할 수 있게 했다.

‘치지직’에서 욱일기가 찍힌 복장으로 방송을 해서 논란이 된 여성 스트리머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네이버는 스트리머 신원을 조회할 권한이 없고 순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불건전 방송을 사전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최대한 신속한 모니터링과 사후 조치 방안 강화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우선 네이버의 사내 치지직 운용 조직과 손자회사인 그린웹서비스를 통해 인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하면서 치지직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또 음란물 필터링 강화를 위해 AI 기술인 ‘엑스아이(X-eye)’를 적용했다. 엑스아이는 현재 치지직의 주문형비디오(VOD)와 채팅에 적용됐으며 추후 라이브 영상으로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해 사진·영상을 걸러낼 수 있는 확률은 98.1%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네이버 카페 연동 등을 통해 스트리머·이용자 생태계를 형성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 뒤 치지직을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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