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재기자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세종대 학교법인 대양학원의 이사 자격을 박탈한 교육부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 2심에서도 승소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성수제·양진수·하태한)는 유 전 장관과 주명건 대양학원 명예 이사장이 교육부의 임원취임 승인 취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교육부는 2021년 2월 재산 부당관리 등 임원 직무 태만, 수익용 기본재산 저가 관리, 교원 채용 과정 부당 관여 등의 사유로 두 사람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했다. 사립학교법상 '시정을 요구해도 시정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해 시정 요구 없이 임원취임 승인 취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교육부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 사유는 정당하지만, 시정 요구 없이 처분해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문제가 되는 사실로 발생한 피해를 보전하는 것과 향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처를 하는 것도 사립학교법상 '시정'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정'을 문제가 없는 과거 상황으로 소급해 원상 회복시키는 것으로 해석하면 시정 요구 대상이 극히 적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원취임 승인 취소 처분은 파면에 준하는 가장 강력한 제재로 원고들은 5년간 학교법인의 임원으로 취임할 수 없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입게 된다”며 “다른 학교법인들도 수익용 기본재산 저가 관리 등을 했지만 최대 경고 처분에 그쳤는데 유독 원고들에게 과중한 처분을 했다”고 지적했다.
2008∼2010년 외교통상부 수장을 지낸 유 전 장관은 2013년부터 8년간 대양학원 이사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