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끊김없는 이음5G, AI 시대 성장 필수품 됐다

①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음5G' 기술
로봇, 자율주행 등 신산업 위한 인프라
포화된 통신 B2C시장 대안으로 떠올라

알핫산 알하지미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 제네럴 매니저가 네이버 사옥 '1784'를 방문해 로봇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

네이버는 도입했지만 카카오는 아직 하지 않은 게 있다. 신속·정확하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한 통신기술이다. 주로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사업장과 물류센터에서 주목하고 있다. 정답은? 5G 특화망이다. 5G 특화망은 AI 시대에 특정 구역에서 끊김 없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포화 상태가 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통신 시장에 부흥을 이끌어 낼 차세대 먹거리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국민 공모전을 열어 정한 5G 특화망의 브랜드명은 ‘이음5G’다. 글로벌 시장에선 ‘프라이빗5G’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로컬5G’라고 명명했다. 사내에 이음5G를 구축하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이음5G란

이통사가 일반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활용된다. 이통사에 따로 가입하지 않고도 일반 기업에서 자사 직원, 고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5G망이다.

5G망을 고속도로에 비유해보자. 고속도로를 누비는 자동차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이통사에 가입해 5G 서비스를 쓰는 건 상용 5G다. 모든 차(데이터)가 차별 없이 똑같은 속도로 달린다. 차가 많이 몰려 길이 막히면 느리게 달릴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데이터 지연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음5G는 이런 단점을 해소했다. 전용 주파수(4.7㎓, 28㎓)를 사용해 와이파이나 상용 5G보다 안정적이다. 일정 구역이나 건물 안에서 수천~수만명의 일정 인원이 사용할 5G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했기 때문에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이라는 5G 망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이음5G 왜 쓰나

우리나라에는 이음5G 구축 자격을 갖춘 14개 기간통신사업자가 있다. 주파수 할당을 받을 수 있는 재정적 능력과 통신 사고 발생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능력, 이용자 보호 계획을 과기정통부에 제시해야 사업자로 등록될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021년 이음5G를 활용하는 국내 첫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하고 이음5G를 네이버 사옥인 ‘1784’에 구축해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에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선 로봇이 복도를 활보하며 커피 배달을 하고 직원들의 택배를 관리한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이음5G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공간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테스트 베드 공간"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5월 호반건설과 함께 건설 현장에 이음5G를 구축하고 효용성을 살펴봤다. 건설 현장에 이음5G를 구축하면 음영지역 없이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자율주행 드론을 비롯해 영상통화가 가능한 안전 조끼, 무선 CCTV, 열센서 등을 이음5G망 기반으로 활용했다.

업계는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음5G망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제조업체에서 AI 로봇을 사용할 때가 대표적이다. 신속하게 로봇팔이 움직이려면 데이터 전송이 끊김없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저출산 현상으로 인력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음5G는 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는 로봇, 자율주행 등 사물인터넷 위주의 통신 시스템이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이음5G 인프라는 AI 기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업IT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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