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급전 수요 여전…리볼빙·카드론 '최대'

리볼빙 잔액 7.5兆 사상 최대
카드론도 36兆 육박…급전 수요↑

카드대금 일부만 결제하고 이자를 부담하며 이월시키는 일부금액이월약정(리볼빙) 잔액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론 역시 36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고물가에 힘겨운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는 모습이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 등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511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419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2387억원가량 불어난 것이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대금을 일부만 결제하고 최대 90%까지 연체 기록 없이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시상환 부담을 덜 수 있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급전 창구로 꼽힌다.

역시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현금서비스 잔액 11월 말 기준 6조4462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186억원 증가했다. 10월 말에 6조5826억원으로 연중 최대였고 11월 말에는 1364억원 감소하긴 했지만 다른 달보다는 많은 수준이었다. 그나마 카드사에서 일으킬 수 있는 장기 대출로 꼽히는 카드론 잔액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35조960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2조원 넘게 불었다. 높게는 연 18%에 이르는 금리를 감수할 정도로 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늘어난 셈이다.

급전 수요는 보험사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 규모는 13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2000억원 늘어났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급전 수요인 보험계약대출이었다. 보험계약대출 잔액만 3조9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한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해지환급금의 79~95%를 대출받는 상품이다. 신용등급 조회 등 심사 절차 없이 빌릴 수 있어 신용도가 낮거나 현금 흐름이 불안정한 이들이 주로 이용하곤 한다.

급전을 이용하면서 빚더미에 빠질 것을 우려해 당국도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리볼빙과 관련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카드사들이 리볼빙을 '일부 결제' 등으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서다. 리볼빙으로 계속 카드 결제를 미루면 이자 비용이 순식간에 늘어나면서 연체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5.67~17.84%다. 신용점수가 700점 이하인 경우 법정 최고이자율에 육박하는 19%대에 빌려야 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제금융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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