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환기자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총리와 정상회담에 나선다. 전날 윤 대통령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를 찾아 양국 간 '반도체 동맹'에 맞는 협력을 끌어낸 만큼,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관련 추가 협력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은 헤이그에서 이뤄진다. 윤 대통령은 뤼터 총리를 만나 업무 오찬과 회담을 하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경제 협력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안보 협력뿐 아니라 교역 분야를 방산, 물류, 농업, 과학기술, 교육 등 경제 분야 역시 전방위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양 정상은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국 간 '경제·안보 대화체'를 신설 및 정례화하고, 한-네덜란드 간 워킹홀리데이 연간 상한선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공조 체계가 구축될 수도 있다. 또한 국방·방산 분야 고위급 교류와 방산기업 간 협력 촉진 방안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의 군사적 이용, 사이버 안보 같은 신흥 안보 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116년 전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리더잘'(기사의 전당)을 방문해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는다. 국권 회복,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정신을 되새기고, 강력한 국방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바탕으로 자유 민주주의와 세계평화 수호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앞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ASML 본사에서는 삼성전자와 ASML이 1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를 한국에 짓기로 하고, SK하이닉스는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개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ASML 본사에서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반도체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고,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역시 "양국 협력의 핵심이 바로 반도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