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 부부 덮친 SUV…급발진 아닌 운전미숙 결론

국과수 조사 결과 결함 발견 안 돼
사고 후에야 브레이크등 점등 포착

지난 추석 연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부부가 치어 아내가 숨지고 남편이 크게 다친 사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운전 미숙으로 결론 내렸다.

10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70대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 10월 1일 오후 7시 3분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하남 방향) 내에서 보행 중이던 부부를 들이받아 50대 여성을 숨지게 하고 이 여성의 남편(60대)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차량은 주차된 차량 4대를 더 들이받은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주행 중이었던 차량 2대에 각각 타고 있던 4명과 3명, 주차된 차량에 탑승해 있던 1명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70대 운전자가 몰던 SUV는 부부를 들이받고 차량 4대와 부딪친 뒤에야 멈췄다. [사진출처=SBS 뉴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가 급발진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 제동 계통에 이상이 없다는 분석 결과를 지난 7일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현장을 비추는 다른 차량 블랙박스엔 A씨 차량 브레이크 등이 추돌 당시 점등돼 있지 않다가 사고 후에야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사고 직후에야 사고가 났다는 걸 깨닫고 브레이크를 밟은 증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A씨를 불러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운전미숙 사망사고 30%, 위험한 고령 운전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간(2017~2021년) 교통사고를 분석 결과, 운전미숙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30%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부터 40대까지는 평균 12% 수준이었다. [사진제공=통계청]

앞서와 같이 고령 운전자의 운전미숙에 따른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간(2017~2021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운전미숙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30%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부터 40대까지는 평균 12% 수준이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망자 비중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2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3.3%를 차지했는데, 2021년에는 24.3%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고령 운전자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율은 2012년 11.7%에서 2021년 17.1%로 증가했다.

공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와 비 고령자가 발생시키는 위험 운전 행동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 운전자들은 정지 상태에서 출발(급출발)하거나 조향장치의 조작(급좌·우회전, 급유턴 등) 시 95%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비고령 운전자 대비 위험 행동을 보였다.

이에 교통안전공단에서는 운전자의 차량 조작오류를 최소화하고,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버스나 중대형 트럭에만 장착됐던 비상자동제동장치를 초소형 자동차(250cc 이하)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 의무 적용키로 했다.

신규모델은 올해 1월부터 적용하고 있으며, 기존에 출시돼 판매 중인 모델은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이슈2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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