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벤츠 마이바흐'를 전용차로 바꾼 정황이 포착됐다. 유엔 제재에도 김 위원장 일가가 사치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버젓이 드러나고 있다.
9일 SBS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3일과 4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어머니대회에 새 전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당시 대회 참가자들이 김 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평양체육관 앞 광장에 도열하고, 김 위원장이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때 전용차 뒷문 후면에는 마이바흐 마크가 고스란히 나타났고, 트렁크에는 'S650'이라는 글자가 드러났다. 해당 차량은 지난 2019년 출고된 벤츠 마이바흐 S650 차량으로 추정된다.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기본 가격은 3억 1540만원에 달한다.
지난 9월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방문할 당시에도 전용 열차에서 내린 후 마이바흐 리무진을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었다. 해당 차량에는 마이바흐 마크와 S650 글자가 없었기 때문에, 전용차 교체는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벤츠 마이바흐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수출 금지 대상이라는 점이다. '대북 제재 결의 2094호'에 따라 고급 승용차 등 사치품의 대북 반입은 금지돼 있고,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운송 수단의 대북 수출 또한 금지돼 있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은 마이바흐 차량을 공공연히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도 김 위원장이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탄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노출됐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밀수 네트워크를 추적하는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 고등국방연구센터(C4ADS) 보고서를 인용해 해당 차량 2대가 북한에 밀수입되기까지 5개월간 중국, 러시아, 일본 등 5개국을 거치는 과정을 파헤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도 일본의 한 수출입 업체가 고급 승용차 렉서스를 북한에 불법으로 밀반입하려다 당국에 적발되는 사건이 전해졌다. 렉서스는 김 위원장이 애용하는 차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도요타 자동차 렉서스 1대를 요코하마(橫浜)항에서 남아시아를 경유한 후 북한에 밀수하려 했다. 해당 차량의 가격은 1000만엔(약 9000만원)이 넘는다.
이처럼 유엔의 대북 제재가 작동하지 않는 모습은 앞서 여러 차례 드러났다. 특히 명품 시계·의류·액세서리 등 사치품을 김정은 일가가 과시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2020년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고 연설했던 김 위원장은 1400만원대의 스위스 IWC사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 시계는 지난해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도 착용했다.
또, 김 위원장의 10살 딸 김주애도 지난 3월 ‘화성-17형’ 시험발사 참관 당시 240만원 상당의 디올 제품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외투를 입고 있어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