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영기자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7개월 만에 깜짝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증가율이 워낙 작은 데다, 수입은 오히려 감소해 중국 경기 반등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2919억3000만달러(약 38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났다. 중국의 월별 수출 증가율은 지난 4월 8.5%를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들어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시장 전망치(-1.1%)도 상회했다.
중국의 지난달 수입은 2235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0.6% 감소했다. 전월(3.0%)과 시장 전망치(3.3%) 모두 밑돌았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으로부터 수입이 20.1%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만으로부터 수입도 16.1% 줄었다. 이로써 11월 무역흑자는 684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1~11월 누적 기준으로는 중국 수출이 1년 전보다 5.2% 줄었고, 수입도 6.0% 감소했다.
이날 중국의 수출입 실적 발표는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한 이후 처음 발표된 월별 공식 통계여서 이목이 쏠렸다. 중국 수출이 반등하면서 당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증가폭이 워낙 작고 글로벌 경기도 둔화하고 있어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특히 내수경기 바로미터인 수입이 감소하면서 국내 수요 역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이달 49.4를 기록해 10월(49.5)에 이어 두 달 연속 경기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브루스 팡 JLL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중국 리서치 헤드는 "중국의 수출 증가는 최근 몇 달간 판매 확대를 인한 기업들의 가격 인하 전략에 기인한다"며 "외부 수요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약하고, 휴가철 주문은 예상보다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데이터가 국내외 수요 모두 큰 도전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며 "공급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 지원으로는 지속적인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