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수능'에 요동치는 수시·정시판… 벌써 내년 재수 준비까지

주요 대학 수시 응시율 전년보다 상승
수시 탈락자수 증가, 자연계는 정시로
성적 채점 전 재수학원 향하는 수험생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역대 최고 '불수능'이라는 평을 받는 가운데 수능 이후에 치러지는 수시·정시 양상도 과거 입시와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고득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정시보다 논술 등 수시모집에 지원이 몰리는 한편, 의대 정원 확대 기대가 더해지면서 재수 움직임도 벌써 나타난다.

◆정시보다 수시… 응시율 상승= 5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 논술고사 응시율이 전년보다 대체로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능 반영이 적은 수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치러진 서울권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 지원자는 예년보다 많았다. 중앙대는 4만642명의 수험생이 지원하며 역대 최다 지원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7034명의 지원자가 늘어난 결과다. 이화여대 지원자는 1만4838명으로, 지난해보다 3445명 증가했다. 한양대도 수시 논술고사에 2만7033명이 지원해, 전년 대비 응시율이 상승했다.

다만 계열별로 분석했을 때 응시율은 상반되는 흐름이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권 주요 대학 중 인문계열 논술 응시율은 성균관대, 이화여대, 경희대, 중앙대, 한양대 등에서 지난해보다 낮아졌고, 자연계열은 서강대, 경희대, 중앙대, 건국대, 한양대 등에서 상승했다. 종로학원은 "인문계열은 재학생뿐 아니라 논술에 주로 응시하는 재수생 상당수도 수능 최저를 못 맞출 가능성이 있다"며 "자연계열은 인문계열보다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 충족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후 입시업체들의 입시 설명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17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점수 예측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 가족들이 입시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자연계 정시 경쟁률 오를 듯= 수시 응시율이 높아지면서 탈락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이번 수시 탈락자는 사상 최대인 67만5822명으로 전망됐다. 수시 탈락 규모는 2022학년도 60만5041명, 2023학년도 62만5479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자연계 탈락자 전망치가 크게 늘면서 서울권 상위권 자연계 대학 정시 경쟁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수시 탈락생 증가분(5만343명) 중 자연계는 4만2133명, 인문계는 8210명으로 추정된다. 불수능과 함께 의대 모집 정원 확대, 이과 선호 현상 등으로 인해 최상위권 자연계 응시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상위권 이미 '재수 대비'= 입시업계에 따르면 내년 입시 재수 선행반 모집에 학생들이 이미 몰리고 있다. 수능 성적은 오는 8일 발표되며, 수험생들은 현재 가채점으로 성적을 예상하는 상황이다. 강남의 대형 기숙학원 관계자는 "현재 재수선행반 학생을 모집 중"이라며 "불수능으로 예년보다 학생 문의가 더 일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학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재수 선행반 설명회에서 2025학년도 수능 N수생(재수생 이상 졸업생)이 17만5239명으로 전체 수험생의 33.9%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사회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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