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수기자
사모펀드(PE)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산업용가스 기업 에어퍼스트를 인수하면서 빌린 인수금융에 대한 리파이낸싱(재조달)을 완료했다. 여러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1조500억원을 빌려 기존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남은 돈을 에어퍼스트 유상증자에 투입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인더스트리얼가스홀딩스1㈜(이하 코리아인더가스)’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B증권, 삼성증권 등을 주관사로 1조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코리아인더가스1은 IMM PE가 에어퍼스트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다.
IMM PE는 인수금융을 조달하기 위해 에어퍼스트 지분 70%를 담보로 제공했다. 2019년 에어퍼스트(당시 린데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해 보유하고 있다가 최근 글로벌 PEF인 블랙록에 지분 30%를 매각했다. 매각 후 남은 지분 70%를 담보로 대규모 인수금융을 조달한 것이다.
IMM PE는 담보권 및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8500억원, 후순위 2000억원으로 나눠 인수금융 대주단을 모집했다. 대출 만기는 5년(2028년 11월 30일 만기)으로, 금리는 7%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담보로 제공된 에어퍼스트 지분을 일부라도 매각하거나 특정 출자자가 엑시트해 현금화하거나, 신규 대출을 받는 경우 원리금을 곧바로 상환하기로 했다.
IMM PE는 조달한 자금을 기존 인수금융 상환과 에어퍼스트 유상증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에어퍼스트는 대주주인 IMM PE와 블랙록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2000억원을 조달한다. 여기에 IMM PE와 블랙록은 지분율대로 각각 1400억원과 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에어퍼스트는 가파른 실적 성장을 보이며 IMM PE의 알짜 투자 포트폴리오가 됐다. 인수 당시 2000억원대 초중반 수준이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말 6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0억원 내외에서 834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인수 3년만에 2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실적 개선과 함께 기업가치도 큰 폭 증가했다. IMM PE는 에어퍼스트 지분 100%를 1조4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최근 블랙록에 지분 30%를 1조원이 넘는 가격으로 매각했다. 에어퍼스트의 기업가치를 약 3조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파른 성장에 IMM PE가 지분 30%를 매각할 때 블랙록뿐만 아니라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등의 글로벌 정상급 투자기관들이 줄줄이 에어퍼스트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IMM PE는 지분 30%를 매각하면서 투자 원금을 상당 부분 회수했다"면서 "향후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으로 지분을 엑시트할 때 상당한 매각 차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