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아니라 독…'66세 노인 절반 이상, 부적절한 약 복용'

보건의료연구원·병원 2곳 공동 연구
부적절 약물, 사망 위험·장애발생률 높여

갓 노인 연령에 접어든 우리나라 66세 인구의 절반 이상이 노인이 먹기에 부적절한 약물을 1인당 평균 2개 넘게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부적절 약물은 사망 위험과 장애 발생률을 높이므로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젊은 노인 약 33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약물 복용 현황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66세 중 35.4%(약 16만명)가 5개 이상의 약물을 한 해 90일 이상 복용했다. 10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비율도 8.8%에 달했다. 연구 결과, 66세 인구의 절반이 넘는 53.7%가 1인당 평균 2.4개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노인 부적절 약물이란 노인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임상적 위험이 이익보다 큰 의약품을 의미한다.

5종 이상의 약을 먹는 66세 인구는 2012년 8만명이었던 것이 2021년 16만명으로 2배 늘었다. 또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는 같은 기간 약 13만8000명에서 24만8000명으로 79.7% 늘었다.

실제로 조사 대상 가운데 2015~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성인 65만여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사망 위험이 25% 증가했으며, 3등급 이상의 장기요양 등급(일상생활 중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 장애 발생 가능성 또한 46% 높았다.

부적절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장애 발생 위험도 함께 커졌다. 1~2종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했을 경우, 3등급 이상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위험은 31% 증가했으나, 3종 이상을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나 증가했다.

공동연구책임자인 김선욱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70~80대 노인뿐만 아니라 이제 막 노령에 접어든 66세 성인 상당수가 여러 약물 및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해 노인의 약물 처방·사용 경향성을 이해하고, 약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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