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CPI둔화에 긴축종료 기대↑...나스닥 2%대 랠리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14일(현지시간) 예상을 밑돈 소비자물가지수(CPI)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장 초반 일제히 1~2%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진전을 보였다는 추가 신호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베팅도 급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12분께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 오른 3만479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76% 높은 4489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2% 상승한 1만4059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에서 11개 모든 업종이 상승 중이다. 부동산 관련주는 4%대,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3%이상 뛰었다. 유틸리티, 소재, 통신 관련주도 2%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홈디포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면서 전장 대비 6%이상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2%이상 올라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테슬라도 3%이상 올랐다. 보스턴 프로퍼티스는 11%, 솔라에지 테크놀로지는 8%대 뛰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시장은 이날 개장전 공개된 CPI 보고서를 소화하며 랠리를 나타내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직전월 상승폭(3.7%)보다 크게 둔화한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3%)도 하회한다. 10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보합에 그쳐 9월 상승폭(0.4%)과 시장 예상치(0.1%)를 모두 밑돌았다.

이는 즉각 Fed가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긴축 종료 전망을 강화시켰다.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4.49%선으로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87%선으로 밀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이상 내려 104.45선을 나타냈다.

카슨 그룹의 소누 바게스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CNBC에 "내년 상반기 잠재적 금리 인하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촉발할 CPI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TD 시큐리티의 오스카 무노즈 미국 수석거시전략가는 "모든 것이 Fed에 좋은 보고서"라며 "그들은 또 다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유지하겠지만, 시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사실상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진단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전날 14%대였던 12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한때 완전히 사라지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5.25~5.5%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95%가량 반영 중이다. 전날 85%대에서 CPI 공개 직후 잠시 100%를 찍기도 했다. 금리 인하 시기를 둘러싼 기대감도 확산하고 있다. 앞서 UBS는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며 현재 5.25~5.5%인 금리가 내년 연말까지 2.5~2.75% 범위로 떨어지고, 2025년 초까지 1.25%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2연속 금리를 동결한 Fed는 12월 새 점도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꼽혀온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공개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좋은 일이었다"면서도 "(완화 추세인)인플레이션이 역전돼 잘못된 길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여전한 인플레이션 재반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지난 12개월간 보아온 좋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여전히 FOMC의 리스크"라며 "그들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에는 도매물가 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의 소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 지표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10월 소매판매는 0.1% 감소가 예상된다. 앞서 9월까지 약 3개월 간은 전년 대비 0.9% 증가세를 보여왔었으나, 이달 큰 폭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러한 소비 둔화는 Fed의 긴축 종결 전망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증시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이날 홈디포에 이어 타깃, 월마트 등 이번주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금융시장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미 의회가 가까스로 통과시킨 임시 예산안은 오는 17일 마감시한을 앞두고 있다. 그전까지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셧다운이 불가피하다. 이밖에 다음 날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대면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다.

유럽증시도 상승 중이다. 독일 DAX지수는 1.66% 올랐다. 프랑스 CAC지수는 1.55% 상승했다. 영국 FTSE지수는 강보합에 거래 중이다.

국제1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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