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운동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진 30세 청년이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3일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에서 신우호씨(30)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심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신 씨는 지난 9월 8일 운동을 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신 씨 가족은 그가 이대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 누가 기억해 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고민 끝에 신 씨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누군가 그를 기억해 주고, 아들의 마지막이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이 되기를 바라면서 장기 기증 결정을 내렸다.
삼성반도체 개발팀에서 일했던 신 씨는 평소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성실한 성격이었으며, 주말이면 음악과 여행을 즐기는 건실한 청년이었다. 외아들인 신 씨는 10년 전 군 복무 중 암에 걸린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신 씨의 아버지 신순우씨는 "아내가 암 투병으로 세상을 떠나 아들이 힘든 군 생활을 한 것이 늘 미안했는데 아들이 이렇게 먼저 떠나간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하늘에서 아내와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신 씨에게 "사랑하는 아들 우호야. 밤하늘에 별이 되어서 아빠도 비춰주고 세상 사람들도 밝게 비춰서 행복을 나눠줘. 언제까지나 밝게 빛나는 별로 기억하고 살아갈게. 사랑한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자 신우호님과 유가족에게 생명나눔 실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생명나눔을 통해 다시 살게 된 분들을 대신해 모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