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이동국기자
포항문화재단이 개최한 ‘2023 포항 음악제’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7일간 일정으로 포항문화예술회관과 시 일원에서 ‘클래식 신세계’의 감동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포항문화재단은 산과 바다, 자연과 산업이 어우러진 포항을 문화도시로 확장해 가기 위해 포항시와 지역 기업,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음악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포항 음악제는 ‘신세계? 신세계! A NEW WORLD? THE NEW WORLD!’라는 주제로 전국에 많은 음악계 주요 인사들이 포항을 찾을 만큼 훌륭한 프로그램, 감동적인 연주와 차분한 진행으로 성공적으로 치러져 예년보다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악제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협연과 세계적 기량의 연주자들이 모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스탠딩 무대로 축제 개막을 알렸다.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인 카잘스 콰르텟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리사이틀을 보기 위한 음악 애호가들의 포항 방문이 이어지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출연진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1회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임윤찬, 첼리스트 양성원, 노부스 콰르텟, 소프라노 서선영이 함께 했고, 2회에는 벨체아 콰르텟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리톤 김기훈,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베일만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무대에 섰다.
손민수, 조성현, 토비아스 펠트만, 김홍박 등 현악과 건반, 관악의 조화로 만들어 낸 재즈-클래식 공연, 자주 무대에 오르지 않는 말러의 피아노 사중주, 현악 앙상블과 소프라노(박혜상)가 어우러진 레스피기, 슈베르트의 가곡은 축제의 품격을 높였다.
신비로운 앙상블을 선보인 카잘스 콰르텟, 슈베르트의 작품만으로 구성한 무대와 매진을 기록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리사이틀에 이어 마지막 9일 공연에는 멘델스존, 바르기엘 현악 8중주를 최수진을 위시한 무용수들과 함께 만들며, 여느 축제의 폐막과는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출연 아티스트의 특별 무대를 마련한 ‘포커스 스테이지’와 도서관과 미술관, 체인지업그라운드 로비 등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음악회’, 포항 출신 음악가를 소개하는 ‘아티스트 포항’과 마스터클래스 등이 진행돼 ‘문화도시 포항’의 순수 예술 저변을 넓혔다.
박유신 음악감독은 “신생 음악제일수록 연주의 질과 프로그램 수준이 중요해 최고의 연주자들을 섭외했다”며 “포항은 ‘철의 도시’고 철은 현악기에서 중요한 소재인 만큼 다른 축제와 구분되면서 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현악기 중심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뵈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예슬 음악평론가는 “포항 음악제는 클래식 페스티벌에서 가장 중요한 것, 즉 ‘밀도 높은 음악적 경험’을 충실히 갖추고 있었다”며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연주자들의 존재, 그리고 그들의 몰입도 높은 연주는 압도적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