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서 잔금 내야 하는데'…1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 '흐림'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되면서 1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이 '흐림'이다.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동부 이촌동 아파트 모습.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지난달(92.4)보다 19.5포인트 내린 72.9로 조사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사업자들 사이에서 실입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뜻한다.

수도권은 103.7에서 80.1로 내리며 기준선을 밑돌게 됐고, 광역시(97.2→76.5)와 도 지역(84.6→67.5) 또한 동반 하락했다. 특히 대전(106.6→75.0)과 세종(108.3→72.7)은 각각 3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11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월에 이어 연속 하락해 올해 상반기 평균 수준(77.9)으로 되돌아간 모습"이라며 "고금리 기조로 매도자와 매수자 간 아파트 거래 희망 가격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아파트 시장이 관망세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다시금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0월 전국의 아파트 입주율은 70.9%로 지난 9월 대비 5.8%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입주율은 지난 8월 71.5%로 오르며 연고점을 찍은 후 9월 70% 아래로 밀려나며 주춤하다가 지난달 재차 회복세를 보였다.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율은 지난 9월 81.5%에서 지난달 80.7%로 0.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5대 광역시는 63.3%에서 68.4%로 5.1%포인트, 기타 지역은 60.3%에서 69.2%로 8.9%포인트 오르면서 전국 입주율 상승을 견인했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85.4%에서 82.2%로 소폭 하락했다. 광주·전라권은 62.9%에서 74.3%로 11.4%포인트 상승해 올해 가장 높은 입주율을 기록했고 인천·경기권(79.6%→79.9%), 강원권(46.6%→57.5%), 대전·충청권(60.9%→65.1%), 대구·부산·경상권(64.1%→70.9%), 제주권(62.5%→68.5%) 등도 모두 상승세였다.

주산연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시중 은행의 높은 대출 금리와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 등으로 매매가 감소하고 매물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입주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도시의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광주·전라권은 대형 건설사 아파트를 중심으로 입주율이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핵심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의 매각 지연'으로 비중이 지난 9월 36.2%에서 지난달 41.7%로 늘었다. '분양권 매도 지연' 역시 10.6%에서 14.6%로 증가했다. 반면 잔금 대출 미확보(21.3%→20.8%), 세입자 미확보(25.5%→16.7%) 등의 비중은 줄었다.

주산연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미입주 원인 가운데 기존 주택과 분양권 매각 지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며 "특히 수도권 아파트 매물 적체량이 약 25만건에 달하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건설부동산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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