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엔저 수혜…日 상장사 실적 '훨훨'

자동차업체 여행업계 주도
상반기 순익 전년比 30%↑
하반기에도 호실적 전망
상장사 어닝서프라이즈에
니케이 3만2500선 넘어

일본 상장사들이 여행객 증가와 엔저 호황에 힘입어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엔저로 인해 실적 전망치를 높이는 기업들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기업들의 호실적 전망에 주식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다.

6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도쿄증권거래소의 프라임 시장에 편입된 상장사 393개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결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32% 증가한 7조엔과 6조엔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제조업의 경우 엔저 수혜를 크게 입은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2023년 회계연도 상반기 순이익이 2조5894억엔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배 늘었다. 올해 자동차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만으로 추가 영업이익을 2600억엔이나 거두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2023년 회계연도 예상 환율을 달러당 125엔으로 설정하면서 달러당 엔화 가치가 1엔 하락할 때마다 연 450억엔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얻게 되는 효과를 거뒀다. 자동차 기업인 스바루도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625억엔의 추가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얻었다.

반면 자동차 기업을 제외한 반도체와 소비부품, 화학 관련 기업은 상장사의 절반 정도가 실적이 개선됐다. 중국 경기 침체로 합성수지 수요가 감소하면서 스미토모화학은 763억엔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반도체 업계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아드반테스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64%가 줄었다.

비제조업은 여행업과 운수항공업의 업황 개선 효과로 인해 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전체 비제조업 기업(207개사) 가운데 65%의 기업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일본의 여객 철도회사인 JR도카이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여행객과 해외에서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동시에 늘면서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950억엔의 순이익을 거뒀다. 항공사인 전일본공수의 모기업인 ANA홀딩스 주식회사는 932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무려 4.8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엔저 사태가 지속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호실적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일까지 상반기 결산을 발표한 상장사 360개사 가운데 30%가 넘는 기업들이 2023년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해당 기업들이 올해 상·하반기 17조4830억엔의 합계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실적이 1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에 따른 증시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니케이225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3만2601.99엔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3만1949.89엔) 대비 2.04% 올랐다. 니케이225가 3만2500선을 넘어선 것은 한 달 반만이다. 미국의 긴축 정책 지속 여부를 판가름 짓는 10월 고용지표가 둔화한 데 이어 일본 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도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시장의 이목은 추가 실적 발표에 쏠렸다.

일본 경제매거진 다이아몬드는 "이번주 니케이225 주가는 실적 발표를 지켜보면서 견조한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제1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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