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래기자
이민지(호주)가 통산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이민지는 22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CC 서원힐스 코스(파72·6647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4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작성하고도 앨리슨 리(미국)에게 동타(16언더파 272타)를 허용했지만 18번 홀(파4)에서 속개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1.8m ‘우승 버디’를 성공시켰다. 지난 9월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이후 2개월 만에 시즌 2승째이자 통산 10승째,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약 4억5000만원)다.
이민지는 호주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LPGA투어 10승을 달성했다. 카리 웹이 41승, 얀 스티븐슨이 16승을 각각 거뒀다. 그는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여서 오늘 초반에 버디를 잡으면서 시작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매주 우승 경쟁을 하고 싶은 것이 선수 마음인데, 그런 상황을 즐기면서 즐겁게 경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모가 모두 한국 사람인 이민지가 국내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은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다 한국 분이셔서 제 뿌리가 있는 곳"이라며 "오늘도 연장전에 들어가는데 할머니와 가족, 친척분들이 계셔서 신기하고 좋았다"고 특별한 느낌을 전했다. 남동생 이민우도 프로 골프 선수로 활약 중이다.
이민지는 ‘골프여제’ 박인비와 오래 호흡을 맞춘 캐디 브래드 비처와 올해 여름부터 함께 하고 있다. 그는 "같은 호주 사람이라 통하는 것도 많고, 호흡도 잘 맞는다"며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민지는 선수 생활 목표를 묻자 "아직 세계 1위를 하지 못했다. 달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민지의 세계랭킹은 7위, 개인 최고 순위는 지난해 2위다.
앨리슨 리는 5타를 줄이며 선전했지만 개인 최고 성적인 준우승에 만족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2연패 도전은 3위(14언더파 274타)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정은6가 이글 1개와 버디 4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았다. 올해 개인 최고 성적인 공동 5위(12언더파 276타)를 차지했다. 신지애 공동 5위, 신지은 공동 10위(11언더파 277타), 아마추어 박서진이 공동 13위(10언더파 278타)로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