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에 묻힌 유인촌 청문회, 경험자의 노하우?

발언 줄이고 온화하게…野 "정치적 전략인 듯"
"유인촌 가만히 있으니 김행이 더 많은 논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전략이 조명을 받고 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장을 이탈한 것에 대해 비판이 일면서 같은 날 실시된 유인촌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유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발언을 줄이고 온화한 태도를 취하는 정치 전략을 구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5일 청문회장을 나가면서 파행으로 얼룩졌다. 야당은 청문회장 이탈을 강하게 비판했고, 여당에서조차 "주인공이 있어야 청문회인데 청문회 주인공인 장관 후보자가 퇴장해서 돌아오지 않은 모습은 부자연스럽다"(김재원 의원)는 평가가 나오는 등 크게 논란이 됐다.

유 후보자 청문회 역시 여야 간 언쟁으로 잠시 중단됐으나, 김 후보자 청문회가 더 큰 논란이 되면서 관심의 초점에서 벗어났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5일 오후 MBN '정치와이드'에서 "청문회가 같은 날 진행됐기 때문에, 김행 후보자 청문회가 워낙 시끄러웠기 때문에 유인촌 후보자 청문회가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점잖게 진행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청문회 외에도 김 후보자의 부정적인 이슈가 연일 정국을 뒤덮으면서 유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상대적으로 축소됐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유 후보자가 자신의 부정적인 이슈 언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언 횟수를 줄이고, 부드러운 답변을 내놓는 전략을 택했다고 보고 있다.

신경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오후 YTN 라디오 '이슈앤피플'에서 "처음에는 야당·언론에서 신원식, 유인촌, 김행 순으로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짐작을 했는데 이게 김행, 신원식, 유인촌 순으로 역순이 됐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청문회) 답변 전략도 유 후보는 좀 부드럽게 짜서 온 것 같다"며 "지금 (화제) 순위가 밀리면 잘 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전술적 변환구를 구사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도 '이슈앤피플'에서 "(2008년 이른바 '찍지마' 논란으로) 한번 욱해서 지금까지도 언급된다는 게 본인한테는 학습효과가 된 거다. 그러니까 한 번 해본 사람과 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여당 의원과 김 후보자의 자리가 비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역시 "유 후보자가 가만히 있으니 김 후보자 뉴스가 더 많은 논란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5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청문회에서) 유 후보자를 보면 대답 자체를 별로 길게 안 하시더라"며 "그래서 제가 유추한 것은 세 후보자 중 참모 말을 가장 잘 듣는 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슈1팀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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