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美국채금리...10년물 4.8% 돌파, 곧 5%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 예고에 미국 국채금리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8%를 돌파,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조만간 5%대를 찍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현재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1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한 4.8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2007년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년물 금리도 4.93%로 5%를 코앞에 두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15%선으로 올랐다.

이러한 국채 금리 상승세는 Fed의 고금리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 여파다. 이날 공개된 고용지표도 여전히 탄탄한 미 경제를 확인시키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전월 대비 69만건 증가한 961만건으로 집계됐다. 다우존스 추정 예상치(880만건)도 훨씬 웃돌면서 Fed의 긴축 장기화에 한층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장기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전날 CNBC에 출연해 "30년물 금리는 5% 중반, 10년물 금리는 5%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연방정부의 적자가 증가하며 채권 공급 우려를 부추겼다"며 국채를 대량 매도함으로써 수익률을 높이는 이른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행진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Fed 당국자들의 최근 발언에서도 매파(통화긴축)적 색채가 읽힌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동결을 원한다"면서도 "금리 인하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전날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이클 바 부위원장은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여부가 아니라,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서 금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가"라며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했다.

앞서 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점도표를 통해 내년과 내후년 금리 전망을 상향 조정한 상태다. 특히 내년 말 금리 중앙값을 기존 4.6%에서 5.1%로 끌어올리며, 5%대 고금리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전날 7%대 금리마저 언급했다. 그는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앞서 금리가 5%로 갈 것이라고 말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이냐고 물었다. (7% 금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국채 금리가 치솟으며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9% 내려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3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7% 낙폭을 나타냈다. 반면 달러화 가치는 치솟았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07선을 돌파했다.

국제1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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