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군 우크라 파병 논의 없어…北 우주비행사 훈련 논의

회담내용은 일체 공개하지 않아
"김정은, 학생처럼 열의갖고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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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해당 회담에서 북한군의 파병문제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국은 정상회담 전 약 9분 정도의 모두발언을 제외하고 실제 회담 내용 및 만찬 석상의 발언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어 무기 및 병력 거래에 대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측은 각종 의혹에 선을 그으면서 북한의 위성기술 및 우주개발 관련 협의 등이 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회담 도중 북한의 우주비행사 훈련 논의가 있었고, 회담에 앞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견학하는 동안에 김 위원장이 자주 직접 질문을 하고 수첩에 메모를 하는 등 열의도 보였다고 러시아측은 전했다.

크렘린궁 "북한군 우크라 파병 논의 없었다"…푸틴 北 답방놓고 엇갈린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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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국영 로시야1 방송에 출현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국경 파병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양국 장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양국 관계발전에 대한 대화가 오고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원한다면 북한 우주비행사를 훈련시켜 우주로 보내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김 위원장은 건강, 교육, 인도주의 분야를 비롯한 러시아와 협력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보였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항, 항구 등 수송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에서 양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가능성을 우려했고,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선에 북한군을 파병하는 계약체결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이를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국이 약 9분 가량 진행됐던 정상회담 모두발언 외에 실제 회담에서 두 정상이 나눈 대화와 이후 만찬 석상에서 가진 대화 등을 모두 공개하지 않았고, 두 정상간 공동선언문이나 합의문도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과 관련해서도 양측은 상호 엇갈린 답변을 내놨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한 답방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14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며 답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가장 큰 로켓의 추력은 얼마나 되나?"…학생처럼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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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상회담 전 우주기지 견학에 나선 김 위원장은 학생처럼 강한 열의를 보였던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직접 여러 질문을 던지며 필요한 내용은 수첩에 적는 모습을 보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CNN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주기지 견학 도중 러시아 관계자들에게 로켓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위원장은 "이 기지에서 발사할 수 있는 가장 큰 로켓의 추력은 얼마나 되나", "부품까지 포함하면 (직경) 8미터인가" 등 기술적인 세부사항에 대한 상세한 질문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김 위원장이 호기심 많은 학생 같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많은 질문을 던진 이유는 북한의 위성발사 실패가 잇따른 만큼, 기술확보에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핵심 5대 국방과업 중 하나로 정찰위성 발사를 목표로 뒀으나 올해 진행한 두차례의 위성 발사에 모두 실패하면서 기술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한편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동이 이뤄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지난 2012년 러시아에서 새로 설립한 우주기지로 부지 면적만 550㎢가 넘어 서울시 면적과 맞먹는 거대한 우주기지다. 약 5㎢ 규모인 나로우주센터보다 110배 이상 넓다. 2016년 이후 러시아의 대부분 우주발사체는 이곳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곳은 연해주에서 한참 내륙으로 들어온 러시아 아무르주 치올콥스키 지역 일대에 위치해있으며, 과거 인근지역인 스보보드니에 핵미사일 기지가 위치해있었다고 한다. 대규모 우주기지와 함께 약 2만5000명의 거주민이 살 수 있는 거주지구가 마련돼 있으며 지난 8월에는 러시아의 달 탐사선인 루나-25가 발사되기도 했다.

과거 옛 소련 당시 러시아 최대 우주기지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였으나 소련 붕괴 이후 이곳이 카자흐스탄 영토가 돼 러시아가 해당 기지를 임차해 사용하는 상황이 되면서 별도 우주기지 건설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건립됐다. 향후 각종 신규 로켓 개발은 물론 달에 유인기지 건설을 위한 위성 및 로켓발사도 주로 이곳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국제2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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