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 20개월 만에 최고…쏙 들어간 '소멸론'

7월 1만7797건 중 1만923건…61.4%
고금리로 전세 기피 심화하다 다시 분위기 반전
"월세 비싸지고, 전세 대출금리 안정 효과"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떠들썩했던 '전세 소멸론'이 무색하게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이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한 데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비교적 낮아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멈추고 전세 수요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허영한 기자 younghan@

7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7797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4%(1만923건)이었다. 이는 2021년 11월(61.6%)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임대 시장은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했다. 2021년 평균 60% 수준이던 전세 비중이 지난해 평균 56%까지 내려갔고, 12월에는 47.7%로 월세에 역전당하기도 했다. 전세대출이 6%대까지 올라 보증금 부담이 늘어난 데다 전국적인 '빌라왕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기피가 극심해진 결과였다. 당시 전세 소멸론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올해 1월 55.3%, 2월 56.8%로 상승하다 3월 60.9%까지 올랐다. 4~6월 57~59%대로 주춤했는데 7월 다시 60%를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기피로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많이 깎이면서 신규계약 혹은 재계약 시 보증금 부담이 줄어 전세 수요가 다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쓰는 전월세전환율이 금리 인상 여파로 6월 4.8%(서울 아파트 기준)까지 올랐는데,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연 4~5%까지 떨어지면서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신고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63.5% 수준으로 7월보다 높다. 다만 확정일자 미신고분이 많이 남아 있고, 통상 월세보다 전세의 확정일자 신고가 빨라 정확한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월세 부담이 커졌지만 전세대출금리는 비교적 안정됐고, 비(非)아파트 대비 깡통전세 등 사고가 날 위험이 적어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세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바닥을 치고 15주 연속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기준 전주 대비 0.13% 올랐다. 지역별로 송파(0.28%), 성동(0.23%), 강남(0.2%) 등의 상승 폭이 컸다.

건설부동산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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