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16일 현안 질의가 예정됐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 30여분 만에 파행됐다. 여야는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국회 출석 문제로 신경전을 벌여왔다. 국민의힘 측은 "전북지사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를 논의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의도 아닌가"라며 불참, 간사인 이만희 의원만 의사진행 발언까지 참석한 후 퇴장했고 민주당은 "오늘 자리는 오송 참사를 비롯한 수해 재난과 흉기 범죄 등을 다뤄야 하는 자리"라며 "잼버리 사태를 전 정부, 전북 탓으로 하기 위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이날 이만희 간사는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 의사진행 발언에서 "우리 당이 출석을 요구했던 전북 지사에 대해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처음부터 야영이 중심인 잼버리 대회를 야영이 부적합한 갯벌로 정한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6년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제대로 된 기반시설도 갖추지 않고 진흙탕 야영 시설을 만든 이유가 뭔가"라며 "언론에 따르면 99번의 잼버리 관련 해외 시찰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 80번이 전북 부안군에서 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이 안된다는 이유가 무엇인가. 오늘 자리에서 잼버리 논의를 안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야당 강병원 간사는 "잼버리 사태에 여러 책임 단위가 있을 텐데, 이 정권을 책임지고 이끈 지 1면 3개월이 됐다. 그런데도 여전히 전 정부 탓, 전북 탓하기 위해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여당 의원뿐 아니라 행안부 장관과 관련기관마저 불참해 정상적인 상임위 진행이 어렵게 됐다"면서 "잼버리 파행으로 비난받는 윤 정권과 행안부 장관 수호를 위해 어깃장만 놓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자리는 오송 참사를 비롯한 수해 재난과 흉기 범죄 등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오매불망 해결책을 기다린 자리"라며 "민생 관련 법안이 산적해 있다. 수해 관련 여야 5+5회의도 갖고 관련법을 통과시키기로 했음에도 왜 이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정쟁으로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야당 간사의 발언이 끝난 뒤 이 간사가 퇴장하자, 이어 의사진행 발언을 맡은 용혜인 의원은 "제 얘기 듣고 가셔라"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용 의원은 "여당은 오송 참사라는 국민적 비극과 잼버리 사태를 정치적 셈법으로 저울질하면서 물타기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기관장 출석을 막기 위해 회의를 파행으로 만든 이 간사와 국민의힘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