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관통에 산업계도 긴장…생산라인 통제 등 비상대응체제 가동

반도체업계는 전력공급, 통신3사는 통신장애 막기 총대응
태풍 경로 따라 항공노선 결항
포스코, 현대제철 등도 비상체제 운영중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10일 산업계는 사업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통제하고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등 비상대응체제를 구축해 대응 중이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상황실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가 태풍의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삼성전자는 증축 공사 진행중인 평택 반도체 캠퍼스 외부·외곽 공사를 중단했다. 강풍 피해를 막기 위해 공장 주변을 둘러싸는 방식으로 방풍림도 심어둔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야외 작업을 중지하고 피해가 예상되면 즉시 보고하도록 했다. 태풍으로 출퇴근이 어려울 경우 유연근무제를 적극 활용하라고 사내 공지했다. 강풍에 민감한 반도체 장비에 ‘제진대’라는 받침대도 추가로 설치했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전력 공급에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소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비상 시 전원을 공급해 팹(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배터리 장치인 무정전전원공급장치(UFS) 점검을 실시했다. SK하이닉스는 전기를 공급 받는 특정 변전소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변전소에서 전기를 공급 받아 전력 조달에 어려움이 있지 않도록 맞춤형 전원 공급 시스템을 가동했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창원사업장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들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통근버스도 운행하지 않는다. 다행히 이번주는 창원사업장 하계휴가 기간으로 생산 물량 등에는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다. 구미 LG퓨쳐파크, 평택 LG디지털파크도 권장휴무 사용 및 조직책임자 재량에 따른 원격근무에 들어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장 내 구조물 고정, 보강, 해제 등 작업을 통해 강풍에 대비한 조치를 완료했다"며 "우수관 및 배수로 점검과 각종 출입구와 창문 잠금조치를 시행하는 등 사전 준비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침수에 대비해 차량 5000대를 사내 안전 구역으로 옮겼다. 공장 내 창문을 고정하고, 내부 배수로 맨홀을 점검했다. 건물 옥상 잔재물들을 치워 태풍 피해를 예방했다. 배수 상태를 점검하며 공장 내 지하 배수펌프 작동상태를 확인했다. 누수 취약 부분을 확인하고 공장 및 사무동 주변에 있을 이물질을 관리했다.

항공사들은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구축하면서 태풍 이동 경로에 있는 항공편을 결항 조치했다. 대한항공 국제선에선 부산-나리타·타이베이 등 총 7편이 결항됐다. 국내선의 경우 김포-제주, 인천-부산, 부산-제주 등 71편이 결항됐다. 사전결항 외에도 추가 결항 등은 태풍 이동경로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통신3사 통신장애 막기 위해 비상체제 가동중힌남노 피해 겪은 포스코도 침수 막기 위한 사전점검 완료

통신 3사는 통신장애를 막기 위해 상황실을 운영하며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태풍 영향이 해소될 때까지 대응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SKT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 등 계열사 합동으로 일 평균 1800명에 달하는 비상 대응 인력을 운영한다. 향후 태풍 상황에 따라 추가 인력을 편성할 예정이다.

KT는 과천 관제센터와 광역본부에 특별 상황실을 구성하고 비상대응 체제를 운영 중이다. 태풍과 호우로 인한 통신 시설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저지대 침수 예방 조치, 도서지역 축전지 용량 증설 및 안테나 등 전도 위험 시설 점검 등을 완료했다. 피해 상황에 따라 이동식 기지국, 발전차, 양수기 등 긴급 복구용 장비를 투입할 준비를 갖췄다. 네트워크 전문가를 통신시설 집중 감시와 품질 관리 작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전국에 비상연락체계를 갖추고 발전기 점검을 시행했다. 마곡 사옥에는 ‘종합재난상황실’을 열고 비상 근무 체계에 돌입했다. 전국 7개 지역에서도 지역재난상황실을 운영해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태풍 이동 경로에 따라 상황에 맞춰 비상레벨을 상향 발령해 대응할 예정이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스코는 수로 및 배수구 전면 점검과 신·준설, 오수펌프 등 점검 및 설치, 빗물 유입 방지를 위한 모래주머니 보충, 방지턱 및 물막이 호스 설치 작업을 했다. 그외 침수, 붕괴, 추락, 익사, 지반침식, 누수, 누전 위험 장소를 사전에 점검했다. 현대제철도 태풍대비 전사 사업장별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비상상황실을 운영중이다.

GS칼텍스 여수공장은 태풍에 대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환경, 안전 인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공장 핵심설비가 정상 가동되고 피해 발생 시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폭우와 강풍 대비 배수로 이물질 제거 등 점검작업, 주요 설비 결박 관리, 부두의 선박 피항 조치 등을 실시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이하 울산CLX)는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기온 하강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스팀(증기)을 여유용량으로 미리 확보했다. 공정 가동에 필요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상황실과 조정실에서는 24시간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도로와 배수로를 점검했고 울산CLX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지정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근무자들에게 사전 안내를 실시했다.

전국 현장 주유소에서는 노후 시설물 등 취약개소에 대한 태풍 전 사전점검을 실시했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 시설물(간판 등)등을 결박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IET 증평공장과 SK인천석유화학도 이에 준한 안전대책을 준비 중"이라며 "본사를 비롯한 울산 전 사업장에 10~11일 재택 적극 권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산업IT부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산업IT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산업IT부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산업IT부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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