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22년 전 맨발걷기가 암뿐 아니라 만성질환과 알츠하이머 등 질병을 해소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맨발걷기길 조성을 시작했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맨발걷기 전도사‘로 알려진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은 지난 6월 15일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하만하천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단순하게 걷는 것만으로 건강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년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걷기 운동을 펼쳤지만 질병의 증가 속도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전 세계 암 환자와 심혈관질환 환자 모두 증가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맨발걷기를 통해 자연과의 접점을 늘려나가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야생동물이나 나무들 같은 주변 생명체들은 모두 건강하게 살아간다. 우리는 신발을 신고 생활하고 길도 포장돼 있어 자연과 접지할 공간이 없다"면서 "우리 국민의 맨발걷기를 위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누구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과 운동본부의 노력, 여기에 맨발걷기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면서 전국 지자체에서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관련 행사,교육 프로그램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걷기메카인 원주시가 맨발걷기 선점에 나섰다. 원주시는 27일 전국 최초로 ‘트레킹 도시’를 선포하고 트레킹을 활용한 건강도시·관광도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2일 행구동 운곡솔바람숲길 일원에서 ‘원주맨발걷기축제’를 개최한다. 원주맨발걷기축제는 시민건강 증진을 위해 독창성과 특색있는 행사로 진행되며 시민 500여 명이 참가한다.
원주시는 치악산둘레길, 원주굽이길, 섬강자작나무숲둘레길, 혁신·기업도시둘레길 등 50개 코스, 총연장 600㎞가 넘는 걷기여행기과 도시공원 숲길을 조성했다. 운곡솔바람숲길은 맨발걷기 핫플레이스로,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소나무 숲속에 3㎞ 구간으로 조성돼 있으며 남녀노소 부담 없이 맨발로 걸을 수 있다. 원주시는 앞으로 트레킹 도시 사업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 ‘맨발로 걷기 좋은 도시 원주’를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우선 도시숲과 공원 등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맨발걷기 좋은 코스를 선정하여 코스 정비와 세족 시설 설치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관내 학교 내 맨발걷기 활성화를 위해 원주교육지원청과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올바른 맨발걷기의 이론과 실습 교육을 통해 걷기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맨발걷기 지도자 과정’을 개설해 맨발걷기 리더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갖춘 지도자도 양성한다.
또한 혁신도시 공공기관을 포함한 각 기관단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캠페인을 병행하는 등 범시민적 붐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초 트레킹 도시 선포와 더불어 제1회 원주맨발걷기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시민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관광 상품화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