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고속도로 백지화…野 '아무 문제없는데 중단?'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새로운 국면
元 "청탁 압력? 장관직 걸겠다"
野 "총선 나갈 거면서…어떻게 책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문제가 없다면 왜 중단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참 이상하다. 아무 문제 없다면서 왜 중단하나? 계속 추진하라"며 "세상은 요지경, 참 요상한 일이로세"라고 남겼다.

앞서 민주당은 국토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오는 2031년 개통 예정으로 경기 하남시 감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잇는 사업이다. 2년 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그런데 지난 5월 국토부가 이 고속도로 종점을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해 검토한 것이 확인됐고, 강상면 인근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의혹이 확산할 기미를 보이자, 원 장관은 6일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당정 협의회 후 "민주당이 가짜뉴스로 있지도 않은 악마를 만들려는 시도"라며 "아무리 이야기해도 민주당은 진실이나 양평 군민들과 도로 이용자들의 혜택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여기서 자신들의 정치공세 대상을 건수 잡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김 여사 땅과 관련한 청탁과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저는 장관직과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대신 수사 결과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이 근거가 없고 무고임이 밝혀진다면 민주당은 간판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원 장관의 해명에도 민주당은 의심을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원 장관 발표 후 페이스북에 "1.7조 사업을 장관 개인의 결단으로 전면 중단?"이라며 "장관직이야 총선 출마를 위해 원래부터 그만 두려 했던 것이니 관심 없다. 이 사태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남겼다.

한편 국민의힘은 해당 의혹을 제기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원영섭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해찬 전 대표의 발언은 단순히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 훼손을 넘어서 국정 전반에 대한 허위사실 명예훼손"이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법률단은 전날 의혹에 대해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노선은 변경이 확정된 것이 아닌 변경안으로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변경안은 세 가지 안 중 하나에 불과했다"며 "문제가 된 변경안은 실무자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마련한 것으로, 윤 대통령은 노선 변경에 관여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슈1팀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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