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6일 제주 해상에 방사능 경고 표시가 그려진 욱일기가 펼쳐져 관심이 쏠린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제주 해녀 및 어민들이 반대의 의미를 담아 펼친 시위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 어촌계 및 선주회, 해녀회, 제주도 연합청년회 등으로 구성된 '내가 이순신이다 제주본부'는 이날 함덕 앞바다에 선박 12척을 동원한 해상 시위 '1597 명량대첩 2023 제주대첩'을 개최했다.
해상 시위에 앞서 해당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능 오염수가 실제로 방류되면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서는 바다에 의지해 살아온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위험해진다"라며 "오염수 방류는 제주 해녀들에게는 목숨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수산업, 관광산업 등은 물론 도민 모두가 제주를 떠나야 할 수 있는 테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즉각 중단하고 안전한 저장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라"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시위 참가자들은 어선에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죽는다', '전 국민이 반대한다', '지켜내자 제주 바다' 등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달고 함덕 앞바다로 전진하기도 했다.
또 어선 12척을 이용해 흡사 '학익진' 같은 배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 오염수 방류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였다.
이런 시위에 대해 이들은 "제주 항일운동의 성지인 조천읍 함덕 앞바다에서 이순신의 선박 12척이 400여척의 일본 해군을 수장시켰던 역사 스토리를 얹은 것"이라며 향후 타지역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시위도 진행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는 8월을 오염수 해양 방류 시기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일본 내 어민은 물론 한국 등 주변국에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설명한 뒤 본격적인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방사성 물질 등이 포함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뒤 보관 중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다.
이미 물의 방류를 위한 약 1㎞ 길이 해저터널 공사가 끝났으며, 일본 정부는 처리수를 대량의 바닷물로 국가 안전기준의 40분의 1로 희석해 조금씩 방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