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경고에도 등산하다 실종된 英배우, 5개월만에 유해 발견

“등산객들이 줄리안 샌즈 유해 발견해 신고…신원 확인 중”
수색 길어지자 가족들도 “사망 받아들였다”

영국의 중견 배우 줄리안 샌즈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등산 도중 실종된 지 5개월이 지난 가운데 실종 지점 인근에서 인간 유해가 발견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미국 CNN방송 등은 샌즈를 수색 중인 곳 근처에서 인간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도 “등산객들이 유해를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샌즈는 지난 1월 13일 하이킹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았고, 가족이 실종 신고를 했다. 그가 하이킹을 떠난 곳은 샌게이브리얼 산악지대의 볼디산 트레일 코스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지역이다.

당시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샌즈 수색 작업에 80명 이상의 수색 및 구조 자원봉사자를 투입했으며, 헬리콥터와 드론도 수색에 동원됐다. 그러나 강풍과 폭설로 인해 수색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관계자는 “최근 따뜻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고산 지대 조건으로 인해 산 일부는 접근이 여전히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구조팀이 샌즈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장소 근처에서 그의 차를 발견한 것이 전부였다.

수색이 장기화하자 샌즈의 가족들도 “사랑하는 줄리안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며 사실상 사망을 인정한 바 있다.

줄리안 샌즈 [이미지 출처=AP 연합뉴스]

발견된 유해는 수거돼 신원 파악에 들어간 상태다. 관계자에 따르면 신원 확인은 다음 주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서부터 연기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샌즈는 연극 무대를 거쳐 1982년 ‘프라이비트 온 퍼레이드’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킬링 필드’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아 얼굴을 알린 샌즈는 1985년 영화 ‘전망 좋은 방’에서 열정적인 몽상가 조지 역을 탁월하게 소화해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 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아라크네의 비밀’(1991),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1993),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1) 등이 있다.

한편 볼디산에서는 샌즈가 실종될 즈음에 등산객들이 숨지거나 구조되는 사태가 잇따르면서 당국이 긴급 경고에 나선 바 있다.

지난 1월 18일 당국은 “얼어붙은 겨울 날씨 속에서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 2명이 숨지는가 하면, 최근 들어 구조 작업이 증가하고 있어서 경험이 많은 등산객이라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당국의 수색 및 구조팀은 “4주 동안 볼디산 주변 지역에서 실시한 구조 작업만 14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중에는 산행 중 길을 잃거나 고립된 등산객, 혹은 부상을 당한 경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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