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 위험 우려'…타이타닉 관광잠수정 실종, 인재였나

전 고위직원, 5년 전 "위험" 이미 경고

1912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보기 위해 심해로 내려가던 잠수정이 실종된 가운데 해당 잠수정에 과거부터 안전 문제가 제기돼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실종된 심해 잠수정 '타이탄'을 운영하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오션게이트)'의 고위 직원은 2018년 회사와의 소송에서 잠수정을 제대로 시험하지 않은 것이 "탑승객들을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션게이트의 해양운영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로크리지는 시애틀의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비파괴검사를 하지 않고 이 잠수정을 (심해로) 내려보낸다는 회사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파괴검사는 내부결함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제품을 뜯거나 허물지 않고 외부에서 검사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문가들, 과거부터 "오션게이트 잠수정, 재앙적 문제 생길 가능성 있어"

타이타닉호 탐사 잠수정 '타이탄'. [이미지출처=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관련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도 과거부터 오션게이트에 잠수정 안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해양학자와 다른 잠수정 기업 임원 등 30여 명이 스톡턴 러시 오션게이트 최고경영자(CEO)에게 2018년 보낸 서한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들은 해양과학기술학회(MTS) 유인잠수정위원회 명의로 서한을 발송해 오션게이트의 잠수정에 대해 "재앙적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오션게이트의 잠수정 개발을 "만장일치로 우려한다"고 명시했다.

회사 측은 타이탄 잠수정이 위험평가기관의 안전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묘사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당 기관에 평가를 의뢰할 계획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은 "사실을 호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019년 공개된 타이타닉호 모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윌 코넨 MTS 유인잠수정위원장은 NYT 인터뷰에서 "잠수정 업계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채 심해 탐사를 위한 잠수정을 건조하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면서 "서한을 보낸 뒤 러시 CEO와 통화했지만 '규제가 혁신을 억압한다'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오션게이트의 법률·운영고문인 데이비드 콘캐넌 역시 지난해 버지니아주 동부연방지방법원에 낸 서면 자료를 통해 "타이타닉호로 가는 첫 잠수에서 이 잠수정에 배터리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美 해안경비대 "가용 자원 총동원해 수색 중"

한편 '타이탄'은 지난 18일 대서양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타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가던 도중 사라졌다. 미국 당국은 실종 지점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해변 케이프 코드에서 동쪽으로 약 1450㎞ 떨어진 곳이라고 밝혔다. 잠수정에는 모두 5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영국의 사업가이자 모험가인 해미쉬 하딩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션게이트는 타이타닉호 잔해를 보는 관광 상품을 판매해왔으며, 8일 동안 진행되는 이 상품의 비용은 1인당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타이탄' 수색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의 수색 임무를 지휘하고 있는 존 마거 소장은 ABC방송의 '굿모닝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해군과 캐나다 해군, 캐나다 해안경비대, 민간업체와 함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수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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