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두 달 연속 3000건 넘었는데…오피스텔은 3분의 1토막

5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 전년 대비 69%↓
아파트 규제완화, 특례보금자리론 제외 등 영향
1년 내 만기 보증금 17조원…역전세난 우려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두 달 연속 3000건을 넘어섰지만 오피스텔 거래는 3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들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5월 오피스텔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9% 감소했다. 규제 완화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데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혜택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는 594건으로 지난해 5월(1900건) 대비 68.74% 감소했다. 지난해 거래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서울 오피스텔의 거래량은 올해 2월(920건), 3월(673건), 4월(608건) 등을 기록하며 계속해서 거래 건수가 줄고 있다. 반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 2459건, 3월 2983건으로 늘었고 4월과 5월에는 두 달 연속 3000건을 넘기는 등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지수는 101.11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0.13% 감소,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피스텔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아파트 규제 완화 영향이 크다. 부동산 호황기 때는 정부의 아파트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이 몰렸지만, 올해 초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아파트의 대체재인 오피스텔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전매 제한 등 각종 규제가 풀린 데다 최근 금리까지 동결 기조를 보이면서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다.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도록 한 특례보금자리론에서 오피스텔이 제외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이후 매수세가 강해진 아파트와 달리, 주택법상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여전히 높은 대출 문턱을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상대적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아 전세사기·역전세에 취약한 점도 오피스텔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전국에서 계약이 만료되는 오피스텔 전세 보증금 총액은 17조5600억원에 달한다. 전셋값이 최고치를 찍었던 2021년 하반기 이후 체결된 전세 계약의 2년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역전세 우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호황기 때 아파트에 대한 대체 투자 수요로 오피스텔이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은 정부의 규제완화 및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등으로 아파트 쪽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전세사기, 역전세 문제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오피스텔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만큼 매매 거래가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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