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메시 사우디 관광사진으로 도마 '스포츠 워싱'

'스포츠워싱(Sports washing)'은 스포츠를 활용한 이미지 세탁을 말한다. 특정 국가나 기업 등이 독재나 부정부패, 인권탄압, 범죄 등으로 생긴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해 스포츠팀을 후원·운영하거나 스포츠 이벤트 개최 등 스포츠를 활용한다.

1934년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이 월드컵을 유치해 파시즘을 홍보했고, 2015년에 고문과 인권 침해로 국제적 비판을 받던 아제르바이잔은 2016년 포뮬러원(F1) 그랑프리, 2018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등을 잇따라 유치해 국가의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했다.

지난달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은 구단 허락 없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리오넬 메시에게 2주간 경기 출전과 훈련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 메시는 사우디아라비아 관광 홍보대사 활동을 위해 현지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메시가 가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아담 샤르프 교수팀이 지난해 11월 미국 정치학평론(APSR)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여년 전 대부분의 국제 스포츠 행사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최됐으나, 10여년 전부터 일부 권위주의 국가에서 더욱 자주 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45년부터 전세계에서 열린 올림픽과 월드컵 등 다양한 국제 스포츠 행사의 역대 개최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권위주의 국가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의 비율은 1945∼1988년 전체의 36%에서 1989∼2012년 15%로 줄었다가, 이후 2022년까지 37%로 상승했다. 연구팀은 특히 2008년 이래 중국이 하계 올림픽(2008년)과 동계 올림픽(2022년) 등 올림픽을 두 번 개최하고, 러시아가 동계올림픽(2014년)과 월드컵 본선(2018년)을 연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지난해 5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우디아라비아 관광 사진을 두고 스포츠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 게시물에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의 브랜드인 '#비지트사우디'라는 해시태그가 달려, 팔로워만 4억7000만명에 달하는 슈퍼스타 메시가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사우디 정부의 홍보대사로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최초로 입수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메시 측과 사우디 관광청의 계약서에 따르면 메시는 매년 최소 한 번 이상 사우디에 5일 이상의 가족여행을 가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국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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