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영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출 설비 시운전에 들어갔다. 이달 중 방류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올 여름 방출을 시작하겠다는 일본 측 구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도쿄전력이 12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제1원전 오염수 방출 설비 시운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이번 시운전에서 오염수 대신 방사성 물질이 없는 담수를 각 설비에 투입한다. 이후 이를 해수와 섞어 원전 앞바다에 방류하면서 정해진 양의 물을 바다로 흘려보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이상 발생 시 물의 흐름을 차단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성능 검사는 2주간 진행된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부터 오염수 이송 펌프와 해수 펌프의 작동 시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운전과 함께 오염수 해저터널 방출구에 남아있는 굴착용 중장비도 회수할 계획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공사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NHK는 "성능 확인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검사 등을 거치면 이달 중으로 방출 준비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방류 근거가 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도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IAEA도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본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정부가 자국 여론을 진정하기 위한 막판 달래기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점도 방류 시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민영방송인 후쿠시마중앙TV는 원전 소관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이 지난 10일 후쿠시마현 어업 관계자들을 만나 다시 한번 이해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이와키시를 방문해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 등을 만나 "원전 폐로를 진행하는 데 오염수 해양 방출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어업과 폐로가 양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자키 회장은 "후쿠시마를 떠나 어업에 종사할 수 없기 때문에 오염수 방출에 반대한다"고 반대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이후 후쿠시마와 인접한 미야기현과 이바라키현의 어업협동조합장과도 만났다. 이날 처음으로 니시무라 경산상과 회담한 테라사와 하루히코 미야기현 어업협동조합장은 "조금 더 빨리 미야기현에서 어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해양 방출은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미야기현은 후쿠시마와 어장을 공유하는 곳도 있으나 대책이나 보상 등 대응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바라키현의 토비타 마사미 조합장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어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후쿠시마 지역신문 후쿠시마민보는 "니시무라 경산상은 구체적인 방출 시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정부와 도쿄전력의 준비는 막바지에 도달했지만 국민들의 이해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고, 후쿠시마현에서는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