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코리아'…中 외면한 한국 '1등손님'된 미국인 관광객들

코로나19 이후 방한 외국인 트렌드 바뀌어
美 관광객 회복률 1위
中 단체관광 지연된 사이 日·美 관광객 급증
한은 "정부, 관광객 유치 노력 강화해야"

코로나19 이전 줄곧 한국인 관광객 1위를 차지하던 중국인 자리를 미국인이 바짝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조기에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완화한 데 반해 중국의 방역완화 조치가 늦어진 데다 중국인 단체 관광 허용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중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90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월 대비 절반가량(55%)의 회복률을 나타냈다. 국적별로는 미국인이 106%의 회복률로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의 관광객 수를 모두 회복했다. 태국인 회복률은 77%로 두 번째로 높았고, 베트남인은 69%로 그 뒤를 이으면서 대부분 국가의 관광객이 크게 회복세를 보였다.

美 관광객 회복률 106%…中 24% 그쳐

반면 팬데믹 이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24%에 그치면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의 개선을 제약했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이 지연된 이유는 중국의 해외여행 자체가 3월 기준으로 팬데믹 이전 대비 18% 정도로 매우 느리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입국 시 의무격리 조치 등으로 거의 3년간 국경 빗장을 걸어 잠갔고, 지난 1월 초에야 개방에 나섰다. 법무부 출입국자 통계에 따르면 4월 국적별 입국자 수는 일본이 13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11만7000명), 미국(10만8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경우에는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이 3월 기준 66%로 우리나라보다 14%포인트가량 높게 나타났다. 일본의 중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3월 기준 11%로 우리나라보다 저조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 대만 등 다른 국가로부터의 회복률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일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회복률은 80%에 달했다.

1990년대 후반까지 내국인의 해외여행 관리에 중점을 뒀던 일본은 2003년부터 관광 입국을 선언한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정책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2009년 한국(782만명)보다 적은 679만명에 그쳤던 일본 방문 외국인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18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방문 외국인 1750만명을 큰 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WEF) 관광지수에 따르면 일본의 순위는 2009년 25위에서 2021년 1위로 크게 상승했고, 같은 기간 우리나라 순위는 31위에서 15위로 올라갔다. 올해 3월 일본 정부는 팬데믹 이후 관광산업 회복을 가속하기 위해 관광입국추진계획(4차)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엔화 약세·日 정부 관광객 유치로 여행수지 크게 개선

일본의 관광객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른 것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일본정부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광객의 빠른 회복은 여행수지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일본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일본의 올해 1분기 여행수지는 7408억엔 흑자로 지난해 3분기 789억엔, 4분기 5258억엔 대비 크게 개선됐다. 반면 우리나라 여행수지는 1분기 32억4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3분기 23억달러, 4분기 23억8000만달러 적자보다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IT경기 회복과 중국 리오프닝 파급효과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 관련 서비스업 업황 개선을 통해 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관광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입국 관광객이 일본과 같은 속도로 회복(150만명 제고)된다고 가정하면 서비스업 업황 개선 등을 통해 연간 0.12%포인트 내외의 성장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로부터 관광객 유치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금융부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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