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휑했던 명동이 예술거리로'…'명동 페스티벌' 가보니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어

거리 바닥과 건물에 그라플렉스 작품 입혀
스탬프 투어, 할인 행사 등 즐길 거리 풍성

"코로나 때 워낙 힘들었잖아요. 오늘처럼만 붐비면 소원이 없겠어요."

1일 오후, 명동에서 액세서리점을 운영하는 상인이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명동 페스티벌’이 시작된 첫날, 명동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밝은 표정의 외국인 관광객들은 명동 바닥을 수놓은 형형색색의 스트리트 아트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거나, 건물 외벽에 설치된 조형물을 손으로 만져보는 등 알록달록하게 물든 명동 거리를 마음껏 누비는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나온 인근 직장인들도 변화한 명동 일대가 신기한 듯 연신 두리번거렸다.

지난 달 30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명동 페스티벌' 공식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올해 처음 막을 연 명동 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명동 상권을 살리기 위해 서울시와 롯데백화점이 공동 기획한 행사다. 서울시가 명동 상인협의회와 의논해 행사 기간 스탬프 투어에 협조할 점포들을 선정했고, 롯데백화점이 전반적인 행사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 등을 도맡았다.

롯데 영플라자부터 명동 예술극장까지 이어지는 명동 거리엔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작가인 ‘그라플렉스’의 작품들이 입혀졌다. 랜드마크 곳곳에는 명동 페스티벌 전용 캐릭터인 ‘미응이’의 조형물이 설치됐다. 영플라자, 눈 스퀘어 등 지정된 장소 5곳에 방문해 스탬프를 3개 이상 모으면 각종 상품을 증정하는 ‘스탬프 투어’도 열렸다.

이날 스탬프 투어에 직접 참여해보니, 도장을 하나씩 모으는 재미뿐 아니라 지정 부스마다 설치된 이벤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롯데 영플라자 1층 카페 커넥티드에는 ‘롯백양조X명동페스티벌’ 팝업스토어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롯백양조는 지난해 겨울, 롯데백화점이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위스키와 보드카를 판매한 양조장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다. 이번 명동 페스티벌을 기념해 또 한 번 등장한 롯백양조 팝업스토에는 문구 제품 등 각종 기념품 20여 종이 전시됐다. 깔끔한 남색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 커넥티드에 들려 그라플렉스 작품을 감상하고, 바로 옆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서 세라믹 아트워크와 유리 머그잔 등의 다양한 굿즈를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마지막 미션 장소인 영플라자 7층 브리지 앞에 도착하니, 그라플렉스의 예술 작품으로 물든 명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옆에는 거대 미응이 조형물이 설치된 포토존도 있었다. 이날 기자가 스탬프 5개를 모두 모으기까지 걸린 시간은 20분 남짓. 투어를 마친 후 명동에서 쇼핑 등을 즐길 시간을 고려하면 딱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품으로 받은 노란 레디백과 돗자리는 피크닉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실용적인 상품이었다. 이날 자녀와 함께 명동을 방문한 한 외국인 관광객은 "예쁜 거리를 따라 걷다 보니 어렵지 않게 도장 5개를 모았다"면서 "경품으로 받은 물건들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후 5시 명동 길 입구에서 열린 ‘명동 페스티벌 공식 오프닝 세러머니’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길성 중구청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 대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명동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다행히 서울시 측에서도 우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반겨줘 성공적으로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미화 명동 상인협의회 회장은 "이번 행사로 휑한 명동 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고, 젊은 사람들이 찾는 예전의 명동이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세훈(오른쪽 두 번째) 서울시장, 김길성 중구청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 달 30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명동 페스티벌' 공식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거리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유통경제부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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