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섭 금통위원 '출신 중요치 않아…경제상황 보고 통화정책 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장용성, 박춘섭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21일 오전 금통위원 취임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박춘섭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자신이 정부 관료 출신이어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보일 것이란 시장의 시각에 대해 "출신이나 누구 추천을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경제가 처한 상황, 금융경제 상황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21일 오후 한은 기자실을 찾아 "시간이 지나서 결과적으로는 그 위원이 도비시(비둘기파)했다고 할 순 있지만 사전적으로 (그렇게 말) 할 건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금통위원으로 취임한 박 위원은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대변인, 경제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등을 지냈고 금통위원 추천도 정부기관인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았다. 때문에 시장에선 정부 기조에 맞게 비둘기파적 성향을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박 위원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이나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경제안정과 성장에 있다. 그걸 조화롭게 보고 판단하겠다"며 "다만 제가 백그라운드는 재정으로 갖고 있지만 (앞으로는 금통위원으로서) 통화를 우선해서 볼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 노동조합 소속 직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 정문에서 박춘섭 신임 금통위원을 향한 비판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노조)

박 위원은 한은 노조가 자신이 조달청장일 때 생긴 한은 통합 별관 신축 공사 문제로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금통위원 부적합' 피켓 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선 "과거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며 "조만간 노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문제가) 해소가 되지 않을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한은 입장"이라며 "과거는 없어진 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달청은 2017년 12월 실시된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별관 건물 재건축 공사에 계룡건설을 낙찰자로 선정했는데, 이후 입찰 비리 의혹으로 공사가 3년 정도 지연돼 한은에 손해가 발생했다. 한은은 당시 조달청의 입찰 과정이 명쾌하지 않았다며 현재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사진제공=한국은행)

장용성 금통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이 어렵고, 금융환경이 좋지 않으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좋아지긴 하지만 언제든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고물가 속 경기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있다는 논문을 쓴 것에 대해선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이후 물가가 높으면서 경기도 나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발생했는데 우리나라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모습이 보여서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와 경기가) 상충 관계면 두 마리 토끼는 못 잡아도 하나는 잡을 수 있는데, 반대로 돼 있으면 두 마리 다 못 잡는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 대비를 하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장 위원은 "제가 학교에 있다 와서 시장 상황은 다른 위원들보다 잘 알지 못하니 앞으로 배워나갈 것"이라며 "총재님이 리서치 기능을 강조하는데 그런 쪽에서 제가 잘 보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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