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테슬라·AT&T 10% 안팎 하락…실적 부진 소식에 나스닥 0.8%↓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0일(현지시간) 테슬라, AT&T 등의 부진한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여파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음 주에는 주요 빅테크의 실적발표도 이어진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10.39포인트(0.33%) 떨어진 3만3786.6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4.73포인트(0.60%) 낮은 4129.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7.67포인트(0.80%) 하락한 1만2059.5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필수소비재 관련 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 임의소비재, 에너지, 기술, 통신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전날 장 마감후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박리다매 전략을 공식화한 테슬라는 전장 대비 9.75%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0.81%), 애플(-0.58%), 엔비디아(-2.96%), 메타플랫폼(-1.22%) 등도 일제히 밀렸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1분기 주당 순이익(EPS)이 2.4달러로 월가 전망을 하회하며 1%이 떨어졌다. AT&T는 예상을 웃도는 EPS에도 매출이 기대를 밑돌면서 10%이상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마러선오일(-1.58%), 필립스66(-1.76%) 등 에너지 관련주도 약세였다. 이밖에 버즈피드는 직원 15%를 해고하고 뉴스부문 자회사인 버즈피드뉴스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후 20%가까이 급락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지속되는 침체 우려 속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 지표들을 주시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상장 기업 중 지금까지 약 16%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76%가 기대치를 상회했다.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윌리엄 노데이 수석투자이사는 "지금까지 실적 보고서는 엇갈리고 있다"며 "주가는 광범위한 지수 방향성보다는 기대치와 관련해 특정 회사의 결과에 반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다음주 빅테크 실적발표가 본격화하면 시장에 여파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부진했다. 이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는 1.2% 하락해 전월(-0.5%)보다 한층 악화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0.7%)보다도 더 부진한 수치다. 콘퍼런스보드의 주스티나 자빈스카 라 모니카는 "향후 나빠질 경제상황에 따라 지난 6개월간 지수가 4.5% 하락했다"며 "앞으로 몇달간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경제 전반에 걸쳐 더 광범위하게 확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콘퍼런스보드는 2023년 중반부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공개한 관할 지역의 4월 제조업지수는 -31.3으로 전월(-23.2)보다 하락폭을 확대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예상한 추정치(-19.9)보다도 훨씬 낮다. 주택판매도 예상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판매는 444만달러로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2%감소한 449만달러)를 웃도는 감소폭이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예상을 상회하며 2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주(4월 9~1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5000건 늘어난 24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만1000건 늘어난 187만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실직자들이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연방준비제도(Fed)가 우려해온 노동시장 과열이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는 추가 시그널로 해석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5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84%이상 반영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 기대해온 하반기 인하 전망은 몇주 전 대비 약화한 상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진전을 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긴축에 힘을 실었다. 그는 "긴축 여정의 끝에 훨씬 가까워졌다"면서도 "금리가 5%이상으로 올라 한동안 실질금리가 플러스 영역에 머물면서 더 제약적 통화정책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4.75~5%임을 고려할 때 5월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3%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4.1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15%가량 내린 101.8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3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7달러(2.36%) 하락한 배럴당 7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1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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