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경기도 군포의 한 중국집에서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5만5000원을 내 기부에 동참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식당 폐쇄회로(CC)TV에는 한 남성이 돈을 펼쳐놓고 사진만 찍은 채 실제로는 5000원만 계산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짜장면 한 그릇 5만5000원'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제목만 봐서는 바가지를 썼다는 의미로 보이지만 내용은 '반전'이다.
게시물을 올린 A 씨는 "요즘 세상이 좋아져 밥 굶는 아이들이 적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밥 한 끼를 걱정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우리 동네도 예외가 아닐 것이고 그런 아이들을 위해 동네 중국집 사장님이 참 고마운 일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아는 분이 식당을 다녀오면서 짜장면 한 그릇 값으로 (5만5000원을) 내고 온 사진"이라며 짜장면 옆에 1만원짜리 5장, 5000원짜리 1장이 놓인 모습을 공개했다.
이 사연이 알려진 뒤 누리꾼들은 해당 중국집에 “돈쭐(돈으로 혼쭐) 내줘야 한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캠페인이다”, “한번 방문해봐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0일 연합뉴스TV 취재 결과, 해당 사연을 취재한 결과 또 다른 반전이 드러났다. 당시 사진을 찍은 이가 5만5000원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집 사장 B 씨는 "혼자 짜장면을 먹고 돈을 펼쳐놓고 사진을 찍길래 뭐 하나보다 하고 무심코 스쳐 지나갔다"며 "나중에 짜장면값 5000원을 내고 갔다"고 밝혔다.
B 씨는 "그분이 아마 좋은 뜻으로 사진을 찍고 좋은 뜻으로 쓰라는 의미로 (지인에게) 얘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면서도 "사실은 저희가 그 음식값만 받았던 그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5만원을 더 낸 손님은 없었지만, 게시물이 화제가 된 뒤 '선행 릴레이'가 이어졌다고 B 씨는 강조했다.
B 씨는 "서울에서 한 손님의 전화가 와서 '음식은 갖다주지 말고 음식값만 받으라'고 어린아이들에게 그대로 기부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젊은 남녀 손님들이 와서 좋은 데 쓰라고 돈 1만원을 주고 갔다"고 말했다.
해당 내용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비록 허위 글이었으나 그래도 사장님 선행이 노출돼 다행" "배고픈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혼자서 돈을 펼쳐 놓고 계산한 척하더니 너무 위선적이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거짓말쟁이지만, 저 가게의 선행은 거짓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