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복귀·최장수 CEO…제약·바이오 주총에 쏠린 눈

이달 중순부터 일제히 주총 일정 돌입

이달 중순부터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일제히 주주총회 일정에 돌입한다. 다수 기업이 기존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결정하는 안건을 주주총회 의결사항으로 올린 가운데 일부 기업은 오너가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진을 새로 영입하는 경우도 있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7일 송도 사옥에서 주총을 연다. 보령과 종근당은 각각 21일과 22일, 일동제약·동국제약·대원제약·제일약품 등은 24일 주총 개최를 예고했다. 셀트리온그룹 계열 상장사 3곳은 모두 28일 같은 날 주총을 열 예정이다.

이달 중순부터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일제히 주주총회 일정에 돌입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휴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 [사진제공=각 사]

이번 주총 시즌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단연 셀트리온그룹이다. 그룹 창업주인 서정진 명예회장이 경영 복귀를 예고하면서다. 셀트리온그룹 계열 상장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각사 주총 안건에 올렸다. 앞서 각사는 지난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서 명예회장을 2년 임기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서 명예회장은 2021년 3월 셀트리온그룹 계열사 사내이사 직을 사임하고 장남과 차남을 계열사 임원 자리에 앉히며 2세경영 체제의 포문을 열었다. 셀트리온은 또 기우성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표결할 예정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명예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이사회 의장의 2년 임기 재선임에 관한 건을 주주들에게 묻는다.

기존 CEO의 연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곳도 있다. 지난해 바이오업계에 불황이 닥친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내면서 연임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존림 대표이사의 연임을 일찌감치 확정하고 이번 주총에서 그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존림 대표의 기존 임기는 이달 20일까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넘기는 호실적을 거뒀다. 2021년 취임한 존림 대표는 2년 만에 매출을 무려 3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성과를 내게 됐다. 2020년 1조1648억원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 매출은 지난해 3조13억원까지 뛰었다.

제일약품은 ‘최장수 CEO’의 배출을 앞두고 있다. 현임 성석제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주주총회에 부치면서다. 성 대표이사는 2005년부터 18년 동안 제일약품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에 상정된 그의 재선임 임기가 3년인 점을 고려하면 안건 통과 시 재직기간만 20년을 넘기는 업계 최장수 CEO가 될 전망이다. 대원제약도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의 재선임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각각 대원제약 창업주의 장남과 차남으로, 2세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거쳐 백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전무가 사장 자리에 올랐다. 백 부회장의 장남인 백인영 이사는 일반의약품 부문을 이끈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은 신영섭 대표이사의 3년 임기 재선임 안건을, 일동제약은 서진석 사장과 강규성 일동홀딩스 전무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각각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사업 강화를 위해 임원급 경영진을 새로 영입하는 사례도 있다. 휴젤은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예고하며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차 전 부회장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LG생활건강 대표를 역임하며 17년 연속 성장을 이뤄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휴젤 측은 "차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가 다양한 사업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뛰어난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온 만큼 기존 이사회와 함께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휴젤의 외형 확대와 내실 강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GC셀(지씨셀)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인 제임스 박 전 부사장을 지난달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박 신임 대표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영업센터 부사장(CBO)을 역임했다. 그는 7년 동안 약 55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킨 제약·바이오업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오는 28일 예정된 GC셀의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바이오헬스부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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