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3.3㎡당 1.1억원인데 신사동 5억…강남 상가도 양극화

역세권은 신고가, 이면도로는 3년전 가격
임대소득으로 이자 등 지출 상쇄된다면
매각 시기 늦추는 것 추천

강남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없는 지역은 타격을 받고 있지만 입지가 좋은 지역은 되레 가격이 오르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2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강남권 상업·업무용 부동산 실거래가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 인근 상업시설은 지난해 12월 500억원에 매매됐다. 토지 면적으로 따지면 3.3㎡당 5억원으로, 신사동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하철 9호선·신분당선 신논현역 인근 상업시설도 지난해 7월 1050억원에 매매됐다. 토지면적 3.3㎡당 5억원에 이르는 가격이다. 직전 거래가 2020년 1월 500억원에 이뤄졌는데, 2년 6개월 만에 무려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역삼동 한 업무시설은 지난해 8월 600억원에 매매됐다. 토지면적과 건축물 연면적 3.3㎡당 매매가는 각각 5억9367만원, 5484만원에 이른다.

반면 지하철역과 거리가 멀거나 이면도로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부동산은 가격이 2~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12월 삼성동의 한 상업시설은 대지면적 3.3㎡당 약 1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주변 거래 사례와 비교하면 약 3년 전 가격 수준으로, 급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신논현역 이면도로에 있는 상업시설도 지난해 11월 토지면적 3.3㎡당 약 97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년 전 매매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서울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 건수는 732건으로 58.6% 감소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스퀘어 투자자문본부 중소형자산팀 이용석 팀장은 "2022년 상반기만 해도 강남 지역은 대부분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며 "지금도 최상급 입지 매물은 여전히 최고가로 거래되지만, 강남이라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도 급매로 거래되는 물건이 최근 늘며 시장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 매각을 고민하는 자산 소유자는 임대소득으로 이자, 관리 비용 등의 지출이 상쇄된다면 되도록 매각 시기를 늦추는 것을 추천하고, 유지가 어려워 매각해야 한다면 적극적인 가격 조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설부동산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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