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숙기자
<i>‘all ways Incheon’ 인천에는 많은 길이 통하고 있다. 작은 골목길과 산길부터 고속도로·철도·바닷길과 하늘길까지...인천은 길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길 중에 인천의 역사와 문화, 자연 그리고 사람을 느낄 수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하는 인천 둘레길을 소개한다.</i>
인천대공원 수목원에서부터 시작해 장수천과 소래습지(갯벌)를 따라 걷는 구간이다. 인천의 대표적 생태하천인 장수천과 습지 생태의 보고인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지나면서 다양한 생태환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 거리는 다소 길지만 대부분의 코스가 평이해 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인천대공원 인공 호수에서 시작해 소래포구로 흘러드는 장수천의 총 길이는 6.9km. 장수천을 따라 걷는 길은 서창 JC와 도심의 대로를 여러 번 지나야 해 번거로우니 차도 대신 굴다리를 이용하도록 설계됐다. 굴다리 안에는 특색 있는 각종 조형물로 꾸며져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수질이 악화되었던 장수천은 생태하천으로 회복되고 있다. 한강 원수를 공급받아 방류하기도 하고 미꾸라지를 풀고 EM 흙공을 투입하며 수년간 진행한 ‘장수천 살리기 운동’으로 하천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다. 많은 이들이 애쓴 덕에 이제는 철새가 날아들고 잉어가 찾아오며, 여름밤이면 습지공원을 타고 내려오는 반딧불도 볼 수 있다.
길은 ‘물속에 물건이 떨어져 잠길 때 나는 소리나 모양’을 흉내 낸 ‘담방’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담방마을로 접어든다. 장수천이 굼실굼실 흘러 긴 여정을 풀어내는 소래 갯골은 담방마을에서 시작한다고 봐도 좋다. 예전에는 장수동, 만수동까지도 바닷물이 드나들었다. 결과적으로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들도 원래 습지였다는 얘기다. 현재 소래 갯골은 장수천이 끝나는 지점, 만수동과 합류하는 곳부터 소래습지생태공원 앞을 지나 소래포구까지 이어지다 시흥 갯골과 만나게 된다.
생태공원은 갯벌, 갯골과 폐(廢) 염전 지역을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땅으로 복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원래 이 자리는 소래염전이었다. 1930년대에 일본 사람들에 의해 지어져 1996년까지 소금을 만들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은 철길을 따라 일본의 손에 넘어가 화약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됐다.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 낸 신비로운 땅, 갯벌은 자연이 준 선물이다. 농부들이 땅에 농사를 짓는 것처럼 어부들은 갯벌에 농사를 짓는다. 소금을 얻고, 조개와 물고기를 얻어 삶을 일구어 간다.
자연에 기댄 우리의 삶과 자연환경을 지켜가야 할 책임에 대해 돌아보는 길. 인천을 대표하는 인천대공원에서 시작한 길은 하천을 따라 바다에 이르게 된다. 소래의 소(蘇)는 ‘깨어나다’ 또는 ‘소생하다’는 의미를, 래(萊)는 경작하지 않은 묵정 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꾸지 않은 묵정 밭을 소생시켜 새로운 땅을 만들고 새로운 삶을 꿈꾸게 하듯, 지금 우리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자연의 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상황을 직면해야 할 때가 아닐까?
인천 둘레길 6코스
● 거리 및 소요시간 : 9.8km, 2시간 30분
● 경로 : 인천수목원(인천대공원)-인천대공원(호수공원)-장수천(장수3교, 담방마을)-남동체육관-소래습지생태공원(북문)-소래습지생태공원(서문)-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소래포구 시장-소래역사관
● 교통 : 간선버스 8·8A·11·14-1·16-1·30·47번, 103-1번(인천대공원 하차)
<제공=인천광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