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기자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를 뛰어넘는 '하이퍼클로바X'가 오는 7월 모습을 드러낸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해 네이버의 미래를 이끌 예정이다.
네이버는 27일 국내 최대 규모 개발자 컨퍼런스 'DEVIEW 2023'(이하 데뷰)를 열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키노트에서 고객의 목적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초대규모AI ‘하이퍼클로바X’를 7월 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글로벌에서도 경쟁력 있는 국내 초대규모AI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팀 네이버’는 글로벌 수준의 AI기술력과 역량을 결집시켜 전세계적 변화의 흐름에 가세할 준비를 마쳤다"며 "하이퍼클로바X는 고객이 자체 보유한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와 결합해 사용자 니즈에 맞는 응답을 즉각 제공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초대규모AI"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 AI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와 그에 응하는 리스크를 각오해야 한다"며 "네이버는 20년간 지속적이고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서 글로벌 수준의 자체 기술과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퍼스케일 AI는 초거대 AI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이는 슈퍼컴퓨팅 인프라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딥러닝 효율을 크게 높인 인공지능이다. 기존의 인공지능이 지닌 학습의 한계를 비약적으로 뛰어 넘는다. 오픈AI의 GPT-3,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가 대표적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은 것도 하이퍼스케일 AI를 도입하기 위한 일환이다. 김 대표는 "서비스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필수적인 AI 반도체 솔루션을 삼성전자와 공동개발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 이어 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 각 세종도 곧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네이버 서치US 치프 사이언티스트는 이어진 키노트 강연에서 "네이버 검색과 하이퍼클로바X의 만남으로 탄생한 '서치GPT'는 검색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치GPT 프로젝트’는 하이퍼클로바를 네이버 검색에 특화시킨 검색 대규모 언어모델 '오션(OCEAN)'을 백본으로 활용한다. 네이버가 20년간 축적한 사용자의 검색 흐름 데이터를 모델링하여 사용자가 검색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고, 검색의도와 결과를 더 잘 이해하고 신뢰성이 강조된 답변을 생성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김 사이언티스트는 "서치GPT는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비롯해 콘텐츠 생산자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하는 블로그와 같은 최신 이슈 및 트렌드 정보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들의 통계 기반 정보들이 포함된다"라며 "외부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와 레퍼런스 문서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신뢰성 있는 경과를 생성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성수동에 밤 10시까지 하는 카페 중 사진이 잘 나오는 곳 어디야?'라는 질문을 입력할 경우, 특정 카페를 지목해 '독특한 컨셉의 카페로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는 답을 해주는 식이다.
서치GPT는 시각, 청각 등 여러 인터페이스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멀티모달'이 적용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텍스트로 표현이 힘든 상황에서도 이미지 입력을 통해 답변을 얻을 수 있다. 가령 거실 사진을 올리고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가구를 추천해줘'라고 요구하면, 이용자가 올린 사진을 기반해 인테리어 공간을 생해준다. 또 이와 연관돼 있는 쇼핑 정보를 함께 띄워준다.
성낙호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기능성·안정성 모두를 확보한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과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성 총괄은 “보다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초대규모AI 서비스를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업 등 사용주체에게 밀접한 데이터로 학습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 하이퍼클로바X의 데모 버전을 선보였다.
그는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하고 사용자가 바라는 AI의 모습을 발현시킬 수 있도록 개선된 AI인 만큼, 작은 양의 데이터라도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와 결합하면 특정 서비스나 기업 등 해당 영역에 최적화된 초대규모AI 프로덕트 구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용재 네이버클라우드 CTO는 초대규모AI 서비스에 필수적인 AI반도체 솔루션과 하이퍼스케일 IDC에 대해 소개했다. “초대규모AI가 향후 더욱 고도화될 것임을 고려할 때, 소프트웨어-하드웨어-운영환경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곽 CTO는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와 함께 LLM(대규모언어모델)의 연산과 학습, 추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기존 GPU 대비 1/10 크기의 모델 사이즈, 4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춘 경량화 된 AI반도체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오픈할 하이퍼스케일 IDC 각 세종의 경우 AI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안정적인 전원 용량 확보 및 냉방 기술을 갖췄다"며 "이번 AI반도체 솔루션을 각 세종에서 운영할 경우 기존 GPU 대비 4배 더 큰 운영 규모를 갖춰 더욱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2008년 네이버의 사내기술행사로 시작해 2010년 외부 개발자에게 문호를 개방한 데뷰는 매년 IT 분야의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공유하며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개발자 컨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5회차를 맞이한 데뷰2023은 27일부터 이틀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3500여 명이 참가자들과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