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1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온도니쌤이 자신이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이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또 자신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와 관련이 있음을 털어놓았다.
온도니쌤은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운동순서오타쿠 온도니쌤’에 ‘유튜브를 시작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온도니쌤은 “나는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이라고 밝혔다.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은 지난 2017년 10월 김모(당시 34)씨가 친어머니(당시 55세)와 이부(異父)동생(당시 14세), 의붓아버지(당시 57세)를 살해한 사건이다. 김씨는 친어머니의 통장에서 1억9000여만원을 인출하고 금품을 챙겨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온도니쌤은 “내가 여섯 살 때 아빠가 재혼해서 새엄마와 새오빠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도니쌤이 중학교에 들어가던 해에는 아버지와 새어머니 사이에서 이복동생도 태어났다.
온도니쌤은 “새오빠가 이 세 명을 살해했다. 자신의 친엄마는 물론 새아빠, 동생까지 5시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모두 죽였다”고 밝혔다. 이어 “차량 트렁크 속에서 흉기로 난도질당한 처참한 시신이 마지막으로 본 아빠의 모습”이라며 “이 장면이 매일 떠올라서 힘들다” 눈물을 흘렸다.
온도니쌤은 새 오빠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질투심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새어머니의 사랑을 한몸에 받다가 늦둥이 동생이 태어나니 관심이나 지원이 그쪽으로 쏠렸다는 것.
온도니쌤은 “오빠는 성인이고 가정도 있었는데 엄마한테 돈을 달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런데 동생한테 모든 게 가니까 질투가 나서 살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는 새오빠한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는데, 신고할까 봐 같이 죽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온도니쌤은 “지금까지 가장 힘들고 아쉬운 건 아빠가 억울하고 잔인하게, 예고 없이 비극적으로 돌아가셨는데 온전히 슬퍼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빠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또 “내가 유튜브를 시작한 초반에는 ‘내가 유명해져서 국민청원을 해 다시 제대로 처벌받게 하면 아빠의 억울함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구독자들이 늘어나고, 내게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워하는 반응을 보면서 그런 의도가 점차 사라졌다”고 밝혔다.
온도니쌤은 “지난 6년 동안 이 아픔을 어디에도 말 못 하고 마음속에 품고 있다 보니 곪아서 터지기 직전이었다”며 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힘들 때 옆에서 응원해주고 위로해주시면 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병원 다니면서 약 먹고 잘 치유해서 금방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영상을 마무리했다.
한편 온도니쌤의 새오빠 김씨는 2018년 1심,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이후 항고하지 않으면서 형이 확정됐다. 또 범행을 도운 김씨의 아내 정모씨(당시 32세)에게는 방조죄로 징역 8년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