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한파 속 서울·경기 곳곳 완판…'결국 관건은 입지'

초기 계약률 59% 철산자이 완판 임박
장위자이도 선착순 계약 거치며 물량 소진
입지 따라 분양 시장 양극화하는 추세

부동산 경기 한파 속 미분양이 쌓이고 있지만 수도권 곳곳에서 '완판' 소식이 들려온다. 청약에서 쓴 잔을 들이켰어도 결국 입지 좋은 아파트는 실수요자의 선택을 받는다는 뜻이다. 너나 없이 완판 행진이던 집값 급등기와 달리 분양 시장도 양극화하는 추세다.

2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선착순 분양 진행 결과 계약률 95%를 넘어섰다. 철산자이는 지하철 7호선 철산역 도보권 내 위치한 3804가구 대단지 아파트다.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0.97대 1을 기록하고 초기 계약률이 59%에 그치며 미분양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무순위 청약 후 잔여물량에 한해 선착순 계약을 진행한 결과 결국 완판이 임박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

비슷한 시기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웃었다. 1순위 청약 경쟁률 3.13대 1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단지다. 이 단지 역시 초기 계약률이 60%를 밑돌아 미분양 가능성이 높았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데다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장위자이는 3.3㎡당 2834만원으로, 59㎡(전용면적)가 7억원 중후반, 84㎡ 9억원 중반~10억원 초반대로 책정됐다. 그럼에도 무순위 청약과 선착순 분양을 진행한 결과 모든 잔여물량을 완판했다.

서울 분양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히던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역시 미분양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달 3일 무순위 청약 입주자모집공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통상 무순위 청약은 모집공고 5~7일 뒤에 진행되기 때문에 이르면 3월8일에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고금리에 집값이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이 6만가구를 넘어선 상황이다. 그럼에도 입지 좋은 단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입어 잔여 물량을 꿋꿋이 해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가격에 따른 중도금 대출 금지 규정을 아예 없애고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도 허용했다. 또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시키고, 전매제한·실거주 의무 등 신규아파트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고 있지만 입지면에서 우위에 있는 지역은 대부분 잔여 물량을 해소하고 있다"면서 "입지, 가격 등에 따라 분양 시장이 양극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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