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인분 주세요'…가격+친환경 챙기는 '소식' 열풍

'과식'에 부담 느낀 소비자…'소식'으로 이동
"남기지 말자"…친환경 문제도 떠올라
유통업계, 양 줄인 식·음료 선보여

물가 상승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과 가격을 한꺼번에 줄인 '0.5인분'이 화제다. 1인 가구와 혼밥족이 늘어나고 미디어에서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이 유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 중식당은 '0.5인분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이곳 메뉴는 모두 0.5인분으로 용량도 가격도 절반이다.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은 2900원, 짬뽕·간짜장·볶음밥은 3900원이다. 이 식당의 업주는 KBS 유튜브 '크랩'과의 인터뷰에서 객단가는 높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상권을 극복하려 낸 아이디어"라며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 다양한 시식을 원하는 취향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용산에 위치한 유명 떡볶이집 역시 '반인분' 주문이 가능하다. 이곳에 방문한 손님들은 "딱 혼자 즐길 수 있는 양이라 혼밥하기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0.5인분'을 앞세운 식당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먹방·과식은 그만…이제는 '소식'

경기도 시흥의 한 중식당이 선보인 '0.5인분' 짜장면의 모습과 가격. [이미지제공=쩜오각]

과거 '먹방'으로 대표되던 과식에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소식(小食)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지난해부터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 열풍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방송인 박소현, 산다라박, 주우재 등 적게 먹는 연예인들의 식습관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소화 능력이 떨어지지만 20~30대 소비 습관을 유지하는 현대인들에게 소식의 이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 환경오염 관련 이슈도 소식 경제를 강화하고 있다. 남기고 버려지는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활용하는 '푸드 리퍼브(food refurb 식자재 재활용)' 운동 등 환경을 생각하고 '먹을 만큼만 가져오자'라는 가치가 형성돼 식음료 업계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조금씩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볼 수 있어서 좋다", "남기고 버리는 것보다 먹을 만큼 먹고 다른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환경친화적이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다.

유통업계 역시 소식좌 트렌드에 주목한다. 한 번에 먹을 만큼만 즐길 수 있는 소용량·소포장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0.5인분' 또는 '반인분'으로 불리는 이 음식들은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양이며 사이즈가 작아 휴대하기 쉽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코올 맥주 맛 음료 '하이트제로'의 소용량 버전인 240㎖ 캔 제품을 출시했으며 오리온은 젤리를 10g씩 소포장했다. 대선주조는 기존 용량의 절반인 '와인 반병'을 선보였으며 도시락 브랜드 한솥은 절반 가까이 적게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슈2팀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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