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OECD 국가 중 화물 운송 요금 강제하는 국가 없어'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정부가 화물연대 총파업의 쟁점이던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없애고 '표준운임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무역협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화물 운송 요금을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8일 한국무역협회는 법무법인 화우 등 3개 법무법인의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OECD 38개국 중 중앙정부 차원에서 화물 운송요금을 강제하는 국가는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은 운임 제도 없이 운임을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으며 프랑스, 일본 등 일부 선진국은 화물 운임을 강제성 없는 참고 운임의 형태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등 특정 지방정부 차원에서 화물노동자의 최저 시급 또는 표준 계약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있으나, 모두 운임을 강제하지 않는다. 화주에 대한 처벌 조항도 없다.

무협은 화물자동차 운임 제도를 정부가 강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계약 체결의 자유, 재산권, 평등권 등 기본권의 제한 또는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운임을 정부가 강제하면 계약 체결의 자유가 제한되고 자유로운 경쟁과 계약을 기초로 하는 시장경제 질서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이미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자에 대해 화물차 허가제와 수급 조절제를 통해 화물차의 신규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미 화물 차주들의 독점적 지위와 일정 소득수준을 보장하고 있어, 다른 업종에 비해 화물 차주들에게 지나친 특혜를 주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안전 운임제에 따른 폐해가 극심했는데도 다시금 주요 선진국에도 없는 규제를 도입해 우리나라 운송시장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 운송시장의 미래를 위한 최선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물 운송시장의 과도기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약 표준운임제 도입이 필요하다면 단순히 시장에 권고를 하는 수준으로 도입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물 운송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화물자동차 총량 제한과 지입제에 따른 국내 화물 운송시장의 고질적인 다단계 위수탁 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며 “화물 운송계약 체결의 자유가 보장되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화물 운송 운임이 결정되는 시장경제 질서가 회복돼야 향후 화주, 운송업체, 차주 모두가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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